안철수가 대체 누구길래…대선판도 흔들릴까

입력 2012-08-02 10:09 수정 2012-08-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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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불일치’ 도마 위로… 여야, 지지율 변화에 촉각…각 대선주자 측 검증 본격화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다.

안 교수는 ‘군 입대’ 관련 발언에 대한 거짓말 논란에 이어 과거 발언과 행동의 진실성을 놓고 연일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안 교수는 한 강연에서 경제사범에 대해 “반 죽여 놓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 사형 왜 못시키나”라고 말해놓고 2003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SK 최태원 회장 구명을 시도한 바 있다. 또 최근 책에서 “금산분리 정책은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고 했는데, 과거엔 재벌 은행업 진출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른바 정치권의 안철수 검증이 시작된 셈이다.

◇ 여야 가리지 않고 ‘안철수 때리기’ 본격화 = 여당인 새누리당 뿐 아니라 안 교수를 ‘연대’의 대상으로 봤던 민주통합당에서도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안 교수의 ‘최태원 구명’ 논란이 불거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공세를 폈다. 그동안 안 교수를 “젊은 층과의 소통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던 것과는 상반된 평가로, 안 교수의 행보가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새누리당도 곧바로 지원사격에 들어갔다.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교수가 여러 가지 사회현안에 대해서 진단하고 나름대로 처방을 내놓고 있는데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른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의원은 최 회장 구명로비가 있기 전 안 교수의 관계사에 최 회장이 출자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안철수연구소의 무선 보안 관계사인) ‘아이에이시큐리티’를 만들 때 최 회장이 30%의 지분을 냈다”며 “안 교수는 이 회사 대표이사를 그만두자마자 (최 회장을 위한) 탄원서를 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의 입장도 새누리당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세균 후보는 지난 1일 관훈토론회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 검증을 받아야 승산이 높아진다”며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을 어떻게 구현할 지를 판단하고 적시에 결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를 모른다고 일갈한 것이다.

이에 앞서 김두관 후보도 “안 교수가 여러 정책과 가치에 대해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으나, 이제 검증받을 시기가 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안 교수와 민주당 간 후보단일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까지 등장했다. 민주당 박준영 후보는 “(안 교수와의 후보 단일화를)민주당 지도부나 후보들이 단지 집권 만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냐 이걸 봐야한다”고 말했다.

◇ 정운찬·이인제 ‘안철수 감싸기’ 왜? = 정치권 일각에선 이와 다른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안 교수를 옹호함으로써 작게나마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되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 1일 한 민주당 의원모임 초청강연에서 안 교수의 최 회장 구명로비와 관련, “안 원장이 사려가 깊었으면 탄원서를 안 쓸 수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사회에 살며 친구가 법정에 섰는데 누가 그런 탄원서를 안 쓸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며 안 교수를 감쌌다.

보수당인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안 교수가 독자적인 정치 혁명의 길을 가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이 있고 역할을 하겠다”고 까지 했다. 이 대표는 “안 원장은 제3의 세력으로 한국정치를 구조적·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길로 나서야 한다”면서 “그것이 이 낡고 부패한 정치 틀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들 마음의 본질을 받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치 전문가들 “안철수 타격 불가피” = 정치전문가들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언행불일치 논란’으로 안 교수의 신뢰도가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지율이 당장 추락하지 않더라도 상승세는 꺾일 것이란 게 공통된 시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안 교수를 좋아하는 건 기성 정치권처럼 까맣지 않은 하얀 도화지였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하얀 도화지에 잉크가 떨어지면서 더 이상 하얀 도화지로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아직까지 안 교수의 지지율이 견고하거나 충성도가 높은 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권의 공세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희웅 사회여론연구소 실장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교수의 지지율 흐름에 일정부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실장은 다만 “지지율 자체가 반전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라며 “국민들이 안 교수의 문제가 후보에 대한 본질적 문제인지, 아니면 단순한 폄훼인지 여부를 두고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 새누리, ‘안철수 검증팀’ 가동 = 새누리당은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안철수 검증팀’을 가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법조, 기업과 가까운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교수에 대한 전방위적인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인터넷 팀에서는 안 교수의 과거 발언과 행보, 강연, 기사 등을 종합적으로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내용 외에도 안 교수가 비판받을 만한 내용의 정보들이 이미 많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이 끝나는 오는 20일 이후부터 안 교수와 관련된 추가적인 의혹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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