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벤처 1세대’]중년된 벤처 1세대…"영광이여 다시 한번"

입력 2012-06-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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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 주역…최근 다양한 분야 존재감 발휘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김정주 NXC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국내 통신시장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들은 최근 가장 뜨거운 뉴스메이커이다. 동시에 ‘벤처 1세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 나타난 벤처창업은 말 그대로 열풍이었다.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에서 인터넷의 빠른 발전과 함께 ICT(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으면 누구나 ‘대박신화’를 이룰 수 있는 곳이 벤처무대였다. 지금은 생활의 일부가 된 포털사이트부터 게임, 컴퓨터 보안, 디지털 주변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후죽순격으로 벤처기업들이 생겨났다.

벤처 1세대들은 대부분 최근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부터 1965년까지 태어난 세대)세대보다는 2~3년 어리지만, 그들과 함께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경험했다. 또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유명대학을 졸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중 대박신화를 이루며 신흥재벌대열에 합류한 이들도 늘어났고, 당시 벤처기업들이 즐비했던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는 벤처밸리로 불리며 새로운 상권을 형성했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와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등은 각각 황현정 KBS 아나운서, 탤런트 김희애 씨와 결혼을 하며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말 그대로 부와 명예, 미인까지 모두 얻어 세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계속된 벤처열풍은 구로디지털단지, 판교디지털밸리 등 새로운 벤처상권을 형성하는 등 아직도 한국사회에서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벤처 1세대들의 호황은 잠시 뿐, 2000년 이후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벤처기업들의 줄도산 사태로 이어졌다. 동시에 일부를 제외한 벤처 1세대들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벤처 1세대들은 배임과 횡령 등 전형적인 기업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통적 재벌총수들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바랐던 국민들의 기대감을 저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끝없는 도전을 지속한 벤처 1세대들은 어느덧 40대 중반 이상의 나이가 되면서 한국사회의 중추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벤처창업 초기에는 기술개발과 회사육성에 매진했지만, 세월이 10여년 이상 흐르면서 각자 다른 영역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꾸준한 노력으로 ICT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곳도 있으며, 학계로 진출해 후학양성에 매진하는 1세대들도 있다. 또 무대를 정치권으로 옮겨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또 벤처 1세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벤처 후배 양성을 위해 엔젤(투자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벤처기업문화 계승에 이바지하고 있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벤처 1세대들의 과오가 벤처기업인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이 추진했던 기술개발과 아이디어는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다는 공(功)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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