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학술지 실적 압박’ 줄어든다

입력 2012-06-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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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논문 ‘양’에서 ‘질’로 교수평가 개선

“논문 쓰느라 연구할 시간이 없다” 요즘 대학교수들 사이에 주고받는 농담이다. 교수들이 연구의 질을 높이기보다 논문을 찍어내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담고 있다.

이는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할 때 ‘유명 학술지에 몇 편의 논문이 등재됐는지’를 가장 유력한 잣대로 삼아 왔기 때문이다. 대학으로서도 정부의 기준에 맞춰 교수를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 보니 논문을 쓰느라 시간이 부족한 교수들이 정작 의미있는 연구를 수행하지 못하거나 강의를 뒷전으로 미뤄 대학수업의 질이 저하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앞으로는 교수들의 논문실적 압박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14년 말 학술지 등재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기존에 등재 학술지에 실린 논문 수 등 ‘양적 기준’으로 연구업적을 판단하던 교수평가나 정부예산지원을 ‘질적 기준’을 따지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2월 발표한 ‘학술지 지원제도 개선방안’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후속조치를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학술지 등재제도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일정기준 이상의 학술지를 ‘등재지’ 또는 ‘등재후보지’로 인정해 교수업적을 평가할 때나 정부지원 연구개발(R&D) 사업 신청자격에 활용하는 제도다. 정부가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대상을 선정할 때‘등재 논문 5편 이상’으로 자격을 정하는 식이다. 연구를 평가하는 객관적 지표를 만들고 연구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이후 허술한 사후관리로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 등재 과정이 형식적인 평가에 그치면서 일부 연구자들의 업적 부풀리기에 악용되고 부실 학술지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등재된 학술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998년 56종에서 2011년 2060종으로 급격히 늘었다. 점차 해외 SCI급 저널만 인정받고 국내 학술지의 연구 성과는 유명무실해지는 문제도 생겨났다.

정부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감안해 2014년 12월 말을 기해 학술지 등재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R&D 사업 지원을 신청할 때 신청자의 대표 논문을 제출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정부는 현재 지원사업 신청 서류에서 등재학술지 게재 논문의 ‘숫자’를 제출받고 있다. 아울러 현재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연구결과물은 논문 전문을 공개하도록 해 양보다는 질 위주의 평가와 지원을 할 방침이다.

대학정보공시와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에서도 등재 학술지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2014년 말까지 대학별로 상황에 맞는 자율적인 교수 연구업적평가 기준을 마련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학술지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검증된 학술지의 목록을 작성해 각 대학에 참고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계에서 자율적으로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우수 학술지를 육성하고자 하는 정책적 목표도 달성해 나가겠다”며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국내 학술지의 질이 향상돼 우리나라가 학문발전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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