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술, 지구촌 사로잡다]술 감별하고 궁합맞는 음식 꼽고…‘21세기 대장금’

입력 2012-06-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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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술 가치 높이는 전문인력…한식 세계화 최전방에서 활약

국내산 탁주, 약주, 과실주, 증류주 등 우리 술을 감별하고 음식과 맞는 조합을 찾아주는 전문가, 그들을 전통주 소믈리에라고 부른다. 전통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배경, 건강 정보 등을 알려 술의 가치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우리술의 발전을 위한 조력자다.

전통주 소믈리에의 용어는 2009년 한국국제소믈리에 협회에서 시작됐다. 호텔 식음료과 케이터링 분야의 와인 전문가를 일컫는 소믈리에라는 단어에서 따왔다. 이후 해외 홍보를 위해 스토리텔링 작업을 거쳐 전통주 전문가를 대장금이라고 부르고 있다.

결국 전통주 소믈리에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국전통주, 한국음식, 한국적인 서비스, 한식매너, 한식과 전통주 혹은 한국 와인의 조화 등을 수행하는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 이다. 최근에는 전통주 소믈리에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지배인 능력이상을 소유하는 전문적인 서비스, 전문적인 지식, 경영마인드와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개념이 확대 되고 있는 추세다.

전통주 소믈리에가 하는 일을 직접 들여다보면 계절, 장소 그리고 음식에 따라 전통주 추천을 달리하는 모습을 엿보게 된다. 봄에는 식욕을 돋을 수 있는 것, 여름에는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상쾌한 것, 가을에는 밸런스가 좋고 안정감이 있는 것, 겨울에는 바디가 무거우며 알코올이 강하고 농도가 진한 것을 최고로 추천하는 그들 이다.

▲지난해 5월 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전통주를 잔에 따르는 등 테이스팅 준비를 하고 있다.
와인 소믈리에와 다른 점은 전통주는 서비스 온도가 기재되지 않는 점이다. 서비스 온도에 대한 기준을 가진 전통주 소믈리에가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청주, 과일주 등은 7∼10˚C정도로 제공해야 한다고 하지만 규정에는 없다.

전통주 소믈리에는 고객에게 전통주를 제공하기 전에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잔의 다리나 받침을 잡고 밝은 불빛 쪽으로 눈높이만큼 들고서 색상의 강도를 관찰한다. 그 다음 다시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흰색 클로스 바탕 위에서 색상의 강도를 비교하며, 전통주의 표면 위에 생긴 표면의 두께, 전통주의 반짝거리는 윤기(광택)의 정도를 관찰한다.

후각적으로는 전통주 잔이 흔들리지 않도록 아주 천천히 들어 코로 가져가며, 잔과 코의 거리를 10cm 다음은 5cm 그리고 더 깊숙이 코를 묻고 향을 맡는다. 그리고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향의 종류에 대해 생각해본다. 향기를 띄어 맡은 것으로 향기의 발산을 촉진시키기 위해 잔을 두 서너 번 흔들어 돌린 후 향기를 맡는다.

그 다음 입안에 넣고 전통주를 혀로 굴린 후 입안 전체에 퍼지도록 목구멍으로 전통주를 넘기기 전에 공기를 후루룩 들이 마신다. 이때 여운이 길수록 좋은 전통주라는 것이 전통주 소믈리에들의 견해다.

전통주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으면 고기와 와인의 조화가 아닌 전통주와 조화도 가능하다. 닭, 칠면조, 거위, 꿩 등과 같은 가금류 고기는 맛이 담백해 백세주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백세주의 독특한 향과 보신하는 약초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

붉은색 고기의 대표적인 소고기는 일반적으로 강하고 타닌이 풍부한 레드와인과 조합이 맞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한식에서는 양념을 한 소고기 요리가 많으므로 알코올 도수가 있는 문배주, 안동소주, 화요 등을 추천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소주와 잘 어울리지만 향키가 짙은 오가피주나 두견주, 과하주 등과도 사이가 좋다. 숯불구이라면 소주를 곁들이고, 양념을 한 구이라면 복분자나 산머루주를 함께 마시면 좋다.

이처럼 전통주 소믈리에들은 이론과 실전을 통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상업적인 활용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 된다. 고재윤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레스토랑의 전통주 매출은 지배인과 종사원들의 주문 기술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영업장 내 전통주 소믈리에의 유무에 따라 전통주 매출액에 10% 이상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주방과 고객간의 소통을 돕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 한식 세계화에 경쟁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전통주 소믈리에다.

지난해 5월 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제2회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금상을 수상한 전진아(26·농촌진흥청 전통주 발효이용과 연구원)씨는“최근 테이스팅 교육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사회에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현실에 대한 방증이다.

정석태 농촌진흥청 연구원은 “일본, 유럽과 같은 경우는 소믈리에가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직업”이라며 “국내 전통주 소믈리에들도 호텔, 레스토랑 등에 진출하는 등 앞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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