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경주마, ‘농촌에 희망을 쏘다’

입력 2012-03-23 09:51 수정 2012-03-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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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생산은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새로운 농가소득 상품으로 주목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KRA 제주경주마 목장에서 열린 국내산 경주마 경매에서 명마목장(생산자 박정배)에서 생산한 2살짜리 수말이 1억6000만 원에 팔려 이전 경매 최고가 기록인 1억3600만원을 가뿐히 경신했다.

최고가를 기록한 2세짜리 수말은 부마 메니피와 모마 델리시아스 사이에서 태어난 뛰어난 혈통과 다부진 체격으로 경매 전부터 구매자들 사이에서 최고가의 주인공으로 지목됐다. 이전 경매 최고가는 2011년 3월 경매에서 낙찰가 1억3600만원을 기록한 ‘포리스트캠프’의 자마로 최고가 경주마가 탄생한지 1년만의 일이다.

올해 경매가 예년보다 활황을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지난해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킨 메니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메니피의 자마는 4마리가 낙찰되었는데 1,2,4,6위권 이름 올리며 평균가보다 월등이 높은 7000만 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메니피의 자마는 올해 경매에서 1억 6000만원 최고가를 기록한 경주마 외에도 2마리가 1억 3800만원과 8000만원에 경매에서 낙찰돼 메니피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메니피’처럼 2007년에 약 40억원의 가격에 도입된 씨수말 ‘포리스트캠프’의 자마역시 1억원에 낙찰되며 경매가 3위를 기록하는 등 총 6두의 자마를 낙찰시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포리스트캠프(미·14세) 역시 과천시장배 우승마 천은 등 스피드가 뛰어난 경주마들을 배출해내며 2세마 리딩사이어에 올랐다.

국내산 경주마 경매 최고가 갱신 소식은 경주마 생산 농가 뿐만아니라 소나 돼지를 사육하는 일반 축산농가에서도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미 FTA 체결로 값싼 미국산 농축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린 농가에서는 대체 상품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뾰쪽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미국산 소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소값 하락으로 인해 송아지값과 사료비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일반 축산농가로서는 말 한 마리 가격이 1억 6천만원이나 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이번 국내산마 경매에는 총 125두의 예비 경주마가 상장되어 43두가 낙찰됐다. 낙찰률은 34.4%, 평균 낙찰가는 4천 136만원. 현재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우 암소 가격이 600kg 기준으로 4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평균 낙찰가가 4000만원을 호가한다는 사실은 일반 축산농가에서도 말 생산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목이다.

물론 말 생산과 일반 가축 사육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우 등 일반 가축의 경우 좁은 사육장에서 집단 사육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주마 목장은 작게는 수만평, 크게는 수십만평의 크기를 자랑한다. 이는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 기본적인 혈통 외에도 자라는 과정에서 근육과 골격 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목장 부지는 경주마 생산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문 조련사가 필요하다. 국내 경주마 생산의 본거지인 제주도의 민간목장에는 경주마를 조련하는 전문 조련사가 목장에 상주 근무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외국의 전문인력까지고 고용하고 있는 목장도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고 보면, 경주마 생산에도 자본과 기술이라는 높은 진입 장벽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반 축산농가에도 희망은 있다. 지난해 말산업육성법을 제정을 기초로 한국마사회와 농림수산식품부가 함께 말산업육성 5개년 계획을 준비하고 있고, 승마장 확대를 비롯해 말 육용산업과 부산물을 이용한 가공산업 등 말을 이용한 다양한 시장을 만듬으로써 말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사실 말산업 중 경주마 생산의 부가가치는 매우 높다. 이미 완전경쟁 체제로 운영되는 해외 선진국에서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는 KRA 주도로 무료 교배 등을 통해 씨수말 산업이 육성됐지만, 이제는 민간 목장에서 자체적으로 씨수말을 해외에서 도입해 교배료만으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국 경마 최다연승(17연승)의 기록을 보유한 ‘미스터파크’ 아버지 엑톤파크는 올해 1회당 약 600만원 안팎의 교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로 농촌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말산업이 농촌경제를 살리는 효자 산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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