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투자 늘려라"…재계 "긴축경영하는데…"

입력 2011-12-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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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대선 앞두고 압박…갈등 우려

재계가 고용·투자계획을 두고 내년에도 정부와의 갈등이 우려된다.

국내 주요기업들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정부는 고용창출과 투자확대를 주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정부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산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12일 “내년 경기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안정적인 기조로 경영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내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기에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준비된 경영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규사업 진출은 신중하게 결정하면서 기존 사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현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이 올해보다 1.1% 소폭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판매 목표를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70만대, 기아차는 50만대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성장 목표도 올해보다 7% 증가한 약 690만대로 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환율, 유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적 요인들이 내년 경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때문에 신중하게 사업을 진행하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삼성, 현대차 등 국내 22개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경제전망’에서 기업들은 내년 수출환경과 자금조달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EU 등 선진국들의 경기침체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는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내년 고용수준이 올해보다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경기성장세 둔화 등으로 신규 일자리가 24만개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들에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 기업들의 고민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을 비롯한 지역 상공인들과 가진 오찬에서 “내년에도 기업들이 힘을 내주면 우리나라가 플러스 성장을 계속 할 수 있다”며 “민관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우리는 플러스 성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고용창출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애국자”라며 “어렵더라도 일자리를 줄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개인부터 대기업까지 공생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의지다.

투자 역시 기업의 고민대상 중 하나이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실시한‘국내 R&D(연구·개발)투자 상위 200개사의 2012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서 올해보다 R&D 투자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응답기업의 53%에 그쳤다. 지난해(72.2%)보다 약 20%포인트나 감소했다.

조사결과와 같이 실제 R&D 투자 축소로 이어질 경우 정부가 대기업들에게 투자확대를 주문할 것은 자명한 사실.

대기업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고용 등에 있어 투자를 더 확대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경기상황을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주문을 따를 수만은 없는게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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