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왔어도…" 배추농가 한숨 '푹~'

입력 2011-11-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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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배춧값 400원대… 작년의 절반, 인건비도 못건져 밭 갈아엎기 속출

“배춧값이 이렇게 까지 내려갈 줄 몰랐다. 현 시세로는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아 밭을 갈아엎을 판이다.”

요즘 농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김장철을 대비해 재배했던 배추와 무를 산지폐기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재배면적 증가, 작황 양호 등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넘쳐나 가격 폭락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지원금이라도 받기 위해 마지못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배추대란으로 가격이 폭등했던 지난해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24일 농협과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배춧값이 폭등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인건비도 채 나오지 않아 출하를 포기하고 산지폐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는 농가와 계약재배한 배추밭 61만7000㎡ 가운데 20.9%인 12만9000㎡에서 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했다. 작업비 등을 고려할 때 포기당 가격이 802원 이상 돼야 하지만 이보다 낮은 가격이 형성돼 산지 폐기를 하게 됐다고 해당 농협 측은 설명했다.

충청남도 홍성군에서도 농협과 계약재배가 이뤄진 배추밭을 중심으로 갈아엎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홍성군의 산지 배춧값은 포기당 400원 가량으로 작년의 800원대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 지역에서 현재까지 갈아엎은 배추는 은하면 일대를 중심으로 모두 37㏊의 3540톤에 달한다.

올해 전라남도지역 김장배추 면적은 3605㏊로 지난해보다 1053㏊나 늘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작년 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민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기대심리는 가격폭락으로 인해 우려로 바뀌었다.

상품용 배추 1포기 도매가격은 900원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4100원과 평년가격 1854원보다도 낮아졌다.

전남도는 최근 배춧값 하락이 연일 계속되자 중앙정부에 농협을 통한 계약물량 확대를 건의하고 △소비촉진 강화 △김치 원산지 표시 집중단속 △배추 등 농산물 저온 유통시설 지원확대 등을 요청했다. 또 배춧값 안정을 위해서는 소비 증대가 시급하다고 보고 김치 가공업체의 배추, 무 매입자금과 저장시설 임대자금을 농어촌진흥기금에서 무이자로 융자 지원을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김장 채소 가격이 좋았던 영향으로 가을 배추 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수확기 수급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농가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라고 설명했다.

배춧값 폭락으로 인해 일선 대형마트도 비상이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소비가 잘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농협 하나로 클럽 양재점 등에서는 배추 등의 소비촉진을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 유통 관계자는 “김장시즌을 맞아 배추와 무 등의 소비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해당 품목의 산지 출하량 증가와 기존 공급분까지 합쳐 물량이 늘고 있어 가격은 한달째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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