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탐욕, 한국 금융가는…

입력 2011-10-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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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은행·증권사 사상최대 돈잔치 생산성 낮은데도 임원들 고액연봉 챙겨가

국내 금융기관의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은 중소기업이나 서민의 고충은 외면한 채 수익지상주의 영업전략을 구사,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임직원들의 경우 국내 대기업과 비교 생산성은 낮은데도 고액 연봉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행태는 미국민의 분노를 촉발시킨 미국 월가의 탐욕과 비교된다.

◇묻지마 돈벌이로 사상최대 실적= 6일 은행업계와 증권업계,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들은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 확대와 주식시장 ‘큰손’ 고객 우대 전략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총 수익은 10조원에 달했다. 3분기 실적도 예상치보다 높아 은행들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당기순이익 3조원 달성이 가시화되면서 ‘은행업계 순익 3조 시대’를 처음으로 열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돈벌이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17개 증권사의 4~6월 영업이익은 480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6.98% 늘었다. 순이익은 107.94% 급증한 36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상최대 실적이 가능했던 것은 금융회사들이 세계 경제위기에 신음하는 중소기업과 서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영업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갈 때 대출금리를 그대로 두면서도 예금금리를 많이 내린다.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에는 대출금리를 많이 올리지만 예금금리는 조금 상향조정하는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생산성은 낮아도 월급은 떼 돈= 문제는 이들 금융회사의 생산성이 대표 수출기업들에 비해 낮으면서도 고액의 월급을 받는 등 ‘그들만의 돈 잔치’를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10개 증권사 직원들은 2011회계연도 들어 1인당 월평균 527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주요 수출기업의 1635여만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현대증권의 1인당 순이익은 1183만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았지만 동양종금증권은 83만원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5곳의 1인당 순이익은 1243만원으로 증권사보다는 많았지만 수출 제조업체들에는 못 미쳤다.

반면 국내 금융기관 임원들의 한달 월급은 최고 2억7000만원에 이르는 등 임직원의 급여수준은 대형 수출기업에 비해 매우 높았다.

2011 회계연도 들어 10대 증권사 등기이사(사외이사 제외)들의 월평균 급여는 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외환·기업·우리·국민·하나은행 등 5개 은행 등기임원의 평균 급여는 4500만원으로 파악됐다.

이한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이 중소기업 등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고임금을 고착화한다면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덕적 해이 만연= 한편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대표적으로 고객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금융회사에서 직원들의 횡령과 투자사기 등 금융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 전체 금융사고 건수와 금액은 179건, 2736억원이었다.

이는 각종 금융사고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사고가 되풀이 된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상훈 변호사는 “횡령과 배임을 비롯한 금융기관 관련 범죄는 화이트칼라 범죄로 포장돼 국민 정서에 비해 낮은 형량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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