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식고수]⑫ 필립 피셔(Philip A. Fisher)

입력 2011-08-23 10:50 수정 2011-08-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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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식 수십년 보유”…버핏 가르친 ‘성장주 투자’ 대가

‘오마하의 현인’,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에게는 두 명의 스승이 있다고 전해진다. ‘가치주 투자론’을 정립한 벤자민 그레이엄이 그 한 명이라면 또 한 명은 ‘성장주 투자론’의 대가인 필립 피셔(Philip A. Fisher, 1907~2004)다.

하지만 버핏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버핏의 현재 투자스타일을 보면 그레이엄보다 피셔의 훈수가 더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버핏 스스로도 “필립은 훌륭한 기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나도 필립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동조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필립은 ‘3년 주식보유론’을 주장하는 등 장기적인 투자전략으로도 유명하다. 1950년대 투자했던 ‘텍사스 인스투르먼트’의 주식을 40여년이 지난 1990년대에 매도했고, 모토롤라 주식도 2000년에 매도하는 등 장기투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같은 필립의 투자철학은 그의 아들 케네스 피셔로까지 이어져 아직도 성장주 투자론이 계승되고 있다.

◇ 위대한 기업을 찾아라 = 필립 피셔의 투자철학은 한 마디로 ‘위대한 기업 찾기’로 요약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위대한 기업이란 뭘까. 필립 피셔는 투자대상을 찾을 때 ‘기업의 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재무제표와 같은 계량적인 분석보다는 CEO의 탁월한 능력과 미래계획, 연구개발 역량 등이 기업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성장을 위한 결의와 실행능력을 갖춘 경영진이 그에게는 더 중요했다. 현실적으로 기업에 정통한 사람을 찾아 활용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과 정보소통측면에서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필립은 올바른 주식투자를 위해 항상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들은 투자자들이 듣길 원하는 걸 잘 알고 또 대비해 거의 완벽하게 답변한다”며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내용들은 이미 과거지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기업의 주변인과 전문가를 먼저 만날 것을 필립은 조언했다. 필립은 “과거에 해당기업에서 일했던 임직원들의 정보가 정확한 편”이라며 “다만 그들이 기업을 떠난 이유를 조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위대한 기업에 대한 예찬을 펼치던 필립은 51세때인 1958년 첫 저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출간했고, 이 책이 후일 세계 최고의 투자전문가로 정평이 난 워런 버핏과의 만남이 이뤄지게 된 계기가 됐다.

◇ 장기적·집중적 투자 필요 = 위대한 기업을 찾아낸 필립은 장기전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필립은 “주식투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손해는 훌륭한 회사를 너무 일찍 파는 데서 비롯되다”며 “오래 보유하면 수백~수천 %의 경이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회사를 불과 수십 %의 수익이 났다고 파는 것은 가장 큰 손해”라고 강조했다.

위대한 기업이라면 비록 일시적인 조정이 오더라도 향후 다시 추가상승장에서 폭발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투자기업을 제대로 골랐다면 영원히 매도할 기회가 오지 않는다. 위대한 주식이라면 조정 때 30~40%가 떨어져도 다음 강세장에 그 어떤 종목보다 크게 오른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우량기업을 선별했다면 장기적인 투자로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 필립은 이와 함께 ‘맞춤투자’를 강조했다. 주식투자의 최대목적이 장기·최대수익을 올리기 위한 점에 착안, 투자자마다 상황이 다른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소액투자자라면 여윳돈인지 판단해야 하고, 노리는 점이 배당인지 차익인지도 분명히 해야 하는 등 투자성향, 자금성격, 투자기간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분산투자보다는 집중투자형 투자자였다. 필립은 “계란을 너무 많은 바구니에 나눠 담으면 매력적이지 않은 바구니에까지 담겨질 수 있다”며 “바구니가 많으면 관리상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며, 보통 3~4개 종목에 집중투자했다.

◆ 필립피셔의 ‘투자기업을 찾는 15대 원칙’

1. 향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만한 충분한 시장잠재력 갖춘 제품·서비스 있나

2. 최고경영진은 시장이 어려울 때 매출액을 더 늘릴만한 신제품·기술배달의지 있나

3.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4. 평균수준 이상의 영업조직을 갖고 있나

5.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나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7. 돋보이는 노사관계를 갖고 있나

8. 임원들 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나

9.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나

10. 원가분석과 회계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11.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게 또 뛰어난가

12.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13. 미래 증자계획이 현재주주가 누리는 이익을 상당부분 희석시킬 가능성은 없나

14. 경영진은 순조로울 때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발생 땐 입을 다물어버리지 않나

15.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경영진을 갖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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