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이 ‘휴가답지 못한 휴가’를 보내는 까닭은?

입력 2011-07-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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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후에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보통 직장인들이 휴가를 떠날 때와 같은 가벼운 마음이 아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 등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인 만큼 1년에 한번 있는 휴가조차 여의치 않다.

박 장관이 원래 계획한 휴가 일정대로라면 이번 주 21일 목요일 오후부터 25일 월요일까지 총 4.5일을 쉴 예정이었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협의체 회의 참석에 따라 하루 미뤄져 22일 오후부터 휴가 떠나게 됐다.

휴가기간이 짧아진 것 외에도 휴가 중에는 2개의 강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휴가기간인 23일 박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주 신라호텔에서 주최하는 포럼에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에 관해 강의를 한다. 24일에는 제주 롯데호텔에서 21세기 경영인클럽에 주관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기업의 역할’에 대해 강연을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박 장관이 쉴 수 있는 1.5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휴가 바로 다음날 있을 물가관계장관회의로 박 장관은 마음 편히 쉬기는 힘들 전망이다.

특히 오는 26일 열리는 물가관계장관회의는 이명박 대통령이 박 장관을 중심으로 운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물가 관련 부처 회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임종룡 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1급 공무원들과 함께 진행돼 왔으나 물가 상승세가 공산품에서 개인서비스로 번지는 등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이 대통령은 물가회의를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한 “물가당국이 했던 단속이나 점검 등이 아닌 발상을 전환해 기본적으로 물가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물가 주무 부처 재정부의 수장인 박 장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또한 우연치 않게 박 장관이 휴가일정을 공식 발표한 18일 다음날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물가 관련 장관들을 20일에 소집하도록 한 것도 ‘질책의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에 재정부에서는 당황했다. 실제로 재정부는 20일 8시로 예정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바로 전날인 19일 오후 늦은 시각에, 같은 날 오전 10시로 늦추고 장소도 재정부 대회의실에서 중앙청사로 바꿨다.

재정부 대변인은 “박 장관은 휴가를 떠나기 전에 평소 읽고 싶은 책 3~4권과 고민해야 할 정책 자료를 챙겨갔으며 휴가일정이 대부분 강연으로 채워져 실질적인 휴가는 사실상 짧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달 초 취임 한 달을 맞아 직원들에게 편지에게 보내는 편지 마지막 구절에 “이번 여름, 휴가 꼭 다녀오십시오”라고 했으나 정작 자신은 '휴가답지 않은 휴가'를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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