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도 '짝퉁 주의보'

입력 2011-07-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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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지방분해기 '젤틱' 유사품 나돌아…의료기기 시장 교란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의료기기에도 짝퉁이 넘쳐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약 12%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거짓·과대광고, 기준 미달 의료기기의 불법 유통 등이 성행하면서 관련 시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수술적 비만치료로 각광받고 있는 냉동지방분해(Cryolipolysis) 의료기기인 ‘젤틱’의 짝퉁 제품이 서울 시내 일부 개원가에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A피부과에서 사용되는 국내제품 C가 젤틱의 트레이드 마크인 ‘Cryolipolysis’를 도용하고 임상데이터까지 그대로 인용해 부당홍보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

젤틱은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디터 맨스타인 박사와 하버드 의대 록스 앤더슨 박사가 세계 최초로 냉각방식의 비만치료를 위해 개발한 의료기기다. 현재 국내 W사가 독점 수입·공급하고 있다.

W사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료용 저온기로 지방층 감소 효과를 인증받아 허가·판매되는 제품은 젤틱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C제품은 지난 5월말 통증과 부종 감소 효과가 있는 의료용 저온기 및 레이저 조사기로 식약청의 시판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관계자는 이어 “특히 이 제품은 지방층 감소에 대한 충분한 임상결과가 없고, 안전성조차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품이 유통되는 A피부과 관계자와 C제품과의 유착관계가 포착돼 현재 법률적인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제품을 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는 "일선 개원의에서의 의료기기 사용이나 이를 이용한 시술은 담당 의사가 논문이나 의학적 소견에 근거, 판단하는 것이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비슷한 사례로 프락셀과 프락셀 듀얼 레이저도 조직파괴 목적으로 허가받은 장비이지만, 시중 병원에서 주름개선, 모공, 기미 치료용으로 버젓이 홍보되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피부과의 대표적인 주름치료장비인 써마지도 짝퉁제품인 ‘아이스써마지’, ‘써마지리프트’ 등이 등장해 의료기기 시장을 교란하고, 여러가지 부작용 사례를 유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짝퉁 의료기기에 대한 정부의 단속과 처벌 수준은 기대에 못 미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C제품의 유통으로 최근 젤틱에 대한 계약을 보류하는 병·의원이 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정부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원희목 국회 보건의료포럼 대표의원은 “최근 의료기기 제조·수입·판매·유통과 관련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을 통해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식품이나 의약품 범죄에 치우쳐 있을 뿐 의료기기 수사실적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이어 “조사 결과 무허가 의료기기 제조, 수입, 판매, 사용으로 고발 및 수사 의뢰된 업체 수는 2008년부터 3년간 141개나 됐다”며 “이는 식약청의 관리소홀에 기인한 것으로 결국 의료기기 안전사고 발생의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의료기기는 의약품이나 식품에 비해 사회적 관심도가 낮은 편이지만, 실제로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와 직결돼 있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국내 대부분의 의료분야 시험검사기관이 영세해 상대적으로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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