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용등급 흔들리는 이유는

입력 2011-03-30 11:00 수정 2011-03-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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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인수, 재무적 부담 급증...무디스, 하향 검토 대상

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합병(M&A)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싸늘하다. 포스코 안팎에서 대한통운 인수 추진에 우려를 표하는 분석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국제 신용등급이 또 다시 하향 위기에 몰렸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30일 포스코의 신용등급(A2)에 대해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차입 규모가 예상보다 컸고, 상당기간 재무 상태가 현재의 신용등급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데다 비철강 기업 인수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인수합병 여력에 대한 불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을 3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대한통운의 경우 대우인터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연이어 인수하기엔 실탄에 대한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인 셈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대한통운 지분의 예상 가격을 1조5000억원 선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매각 대상인 37.6% 외에도 테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9.64%)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이 경우 매입자는 FI의 지분도 똑같은 조건으로 사들여야 해 인수해야 하는 총 지분은 48.2%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시가로 1조2150억원에 60% 프리미엄을 더하면 1조9440억원 가까이 올라간다.

특히 포스코 외에 롯데, CJ 등이 예비입찰에 함여하는 등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인수 가격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우인터를 인수한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포스코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한때 약 7조원에 달했던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조233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2009년 말에는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6400억원 가량 많았지만, 지난해말에는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을 5조9592억원이나 초과했다. 때문에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원화 공모채로 1조5000억원을 조달하고, 해외 채권 발행으로 7억달러를 마련하는 등 외부 차입에 열을 올렸다.

이달 초에도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조만간 비슷한 규모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3조원 안팎의 자금을 추가 조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포스코가 올해 M&A 등 신성장투자 2조원을 포함해 총 9조8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올해 계획대로 9조8000억원을 모두 투입할 경우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A) 대비 차입금 규모가 2.3배로 급증하게 된다.

때문에 무디스는 지난해 8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내렸고, 올 초 등급전망도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 증권사 철강담당 연구원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대한통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포스코가 실제로 대한통운 인수를 성사시킨다면 또 다시 대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다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철강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재무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확실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이전에 무리한 대형 투자는 시장 평가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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