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자제" 납작 엎드린 금융권

입력 2011-03-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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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감원장 "돈벌이 욕심에 관용은 없다"

권혁세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일성이 전해지면서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이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검사 강화’를 외치면서 금융회사들은 금융당국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눈치만 보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30일 “최근 몇년 새 들어본 금융당국의 메시지 중에서 가장 세고 단호했다”면서 “시중은행 등을 중심으로 과도한 경쟁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리딩뱅크’(선도은행) 경쟁을 추진해 온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올해 은행 간 자산 성장 대결이 예상되면서 선제적으로 영업력 강화에 나섰던 시중은행들은 행여 금융당국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A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준 만큼 은행들이 성장전략을 어느 정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영업경쟁을) 자중하면서 금융당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은 또 금감원이 다음달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종합 검사를 실시할 예정인 만큼 얼마나 높은 강도로 검사를 진행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이번 감사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만큼 다른 금융지주사나 은행에 ‘경고성 본보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원장이 최근 취임에 앞서 밝힌 “그동안 금융회사의 돈벌이 욕심에 금감원이 너무 온정적이었다. (금융회사가) 조금이라도 무리하는 징후가 포착되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한 검사가 앞으로 다른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한 검사 방향과 강도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도 강성 감독 수장이 취임하게 된 것에 은근히 긴장하고 있다.

권 원장이 취임 직후 증권사들의 과도한 콜차입을 예로 들면서 증권사의 콜차입을 엄중 감시해 위반 시 엄격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앞으로 증권사들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권 원장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권 원장은 증선위 상임위원 재직 시절 과도한 펀드 수수료 인하 등에 앞장섰다. 증권사로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문형 랩 등과 관련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시장이 과열됐다는 이유로 전격적으로 적립식 랩 판매를 중단시켰으며 최근에는 증권사 CEO간담회를 통해 선취수수료 반환을 과거에 해지한 고객에게까지 소급적용 시키도록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권 원장은 금융위원장과도 코드가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긴밀히 공조해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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