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교수, 삼성 사장단에 화내다

입력 2011-01-12 10:15 수정 2011-01-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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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신익 교수 "잃어버린 감성 찾아라" 따끔한 질책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길 님이 오시는가..."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린 12일 오전. 삼성 사장단 몇 명이 일어서서 우리 가곡 '님이 오시는지'의 가사를 읽어내려간다. 하지만 이내 불호령이 떨어진다.

"고등학교 문예반 다닐 때 읽으라고 했으면 이렇게 안 읽었을 겁니다. 사회에서 수십년 일하면서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야 감동을 줄수 있고 받을 수 있습니다."

이날 특별강사로 초청돼 '지휘자의 열정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의한 함신익 예일대 음대 교수가 사장단들의 감성 회복을 주문하며 던진 말이다.

12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가 열린 삼성 서초사옥에는 삼성 사장단의 합창소리가 여러번 울려 퍼졌다. 사장단 40여명이 함께 '님이 오시는 지를' 함 교수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불렀다.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부회장은 다른 사장 2명과 함께 앞에 나와서 '까치까치 설날'을 열창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동그랗게 서서 서로의 입을 쳐다보고 노래 부르며 소통과 감성의 교류를 느꼈다.

단원들 끼리 감성을 소통해야 휼륭한 연주가 나오는 것 처럼 임직원들도 서로 소통하는 것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게 함 교수의 설명이다.

1992년 지휘자로 데뷔한 함신익 교수는 축구복을 입고 공을 차며 춤도 추는 독특한 지휘로 유명하다. 1995년엔 1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예일대 교수가 됐다.

함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연주자들은 지휘봉의 끝으로 다 움직인다. 하지만 연주자를 도구로 봐서는 안되고 그 사람의 심장을 봐야한다"며 "경영진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 고위관계자는 "경영진과 CEO가 성과를 이룩하기 위해 직원들을 도구로 이용하면 안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함 교수는 또 "카리스마란 지휘봉 끝에서 모든 것을 완벽히 통제할 대 나오는 게 아니라 정직함과 신뢰에서 나온다"며 "자신이 실수 한 것을 완벽하게 알고 단원들에게 인정할 때 비로소 리더십이 세워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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