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로 희비 엇갈리는 日.. 수출기업은 불황ㆍM&A는 호황

입력 2010-08-17 07:12 수정 2010-08-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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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은 엔화 강세가 비관할 일만은 아니다. 거액의 투자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일본 기업에는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일본 기업에 의한 기업인수ㆍ합병(M&A)규모가 8월초까지 21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17억7000만 달러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M&A 건수는 전년 동기의 244건에서 291건으로 증가했다.

WSJ은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 기업을 궁지로 몰아 경기회복을 둔화시킬 우려가 있지만 M&A에 적극적인 기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성장 둔화와 고령화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기업들에게 엔고는 해외에서의 구매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은 “다른 회사에는 안됐지만 우리에게 엔고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라쿠텐은 지난 5월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바이닷컴을 2억5000만달러에, 6월에는 인터넷 통신판매사이트인 프랑스의 프라이스 미니스터를 2억달러 이상을 주고 인수한 바 있다.

라쿠텐을 비롯한 일본 기업들은 풍부한 현금으로 현지 기업을 인수, 직접 사업을 구축하는 것보다 빠르게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최근 NTT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멘션데이터홀딩스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MTT의 인수가 31억달러는 아프리카에서 일본 기업의 M&A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주목받았다.

또 기린홀딩스는 7월 싱가포르의 프레이저앤니브에 9억7500만달러를, JFE홀딩스는 인도의 JSW 스틸에 10억2000만달러를 각각 출자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3월에는 아스텔라스제약이 미국 OSI파머슈티컬스를 인수했다. 인수액은 40억달러로 지금까지는 올해 최대 규모다.

그러나 최근 일본기업들의 M&A는 1980년대 지나친 M&A로 미국 기업들의 반발을 샀을 당시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당시는 브리지스톤이 파이어스톤을, 미쓰비시토지가 록펠러센터를 인수했다. 소니는 42억달러에 콜럼비아픽처스를 인수했고 1990년에는 현재 파나소닉으로 명칭을 마꾼 마쓰시타전기가 MCA 인수에 61억달러를 지불했다.

이후 장기에 걸친 침체기를 거친 일본 기업은 금융 위기 전인 2000년부터 다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다.

2000년에는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고 2006년에는 재팬토바코가 영국 갤러허 그룹을 2조2000억엔에 사들였다.

일본 UBS증권의 스티븐 토머스 M&A 부문 책임자는 “세계적 경제 위기라는 불투명한 시기에는 둔화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일본 기업들은 다시 쌓아놓은 현금을 해외기업 인수에 전략적으로 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라진 점은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이 주무대였다면 최근의 흐름은 신흥국 시장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보험사인 손포재팬과 닛폰코아의 공동 지주회사인 NKSJ홀딩스는 터키의 피바 시고타의 지분 절반을 281억엔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사인 MS&AD 인슈어런스그룹도 말레이시아의 홍 레옹 어슈어런스 지분 30%를 254억엔에 인수하기로 했고 금융지주회사 SBI홀딩스는 스리랑카의 시란(Ceylon) 은행 지ㆍ분 10%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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