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자들 지갑 닫았다

입력 2010-08-0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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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ㆍ주택 시장 위축 영향..세금 감면책 불확실성도 영향

미국 경제에서 부자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유층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경제회복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의 3.7%에서 2.4%로 크게 둔화된 것은 부자들의 소비지출 감소가 주효했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연간 소득이 최소 20만7000달러(약 2억4300만원) 이상인 상위 5%가 미국 전체 소비지출의 14%를 차지한다.

이들 상위 5%의 소비가 위축을 보이면서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다고 AP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와 주택시장의 위축으로 부자들의 자산이 줄어든 것이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4월말 정점을 찍은 후 9.5% 떨어졌고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지수인 S&P/케이스쉴러 지수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하락했다.

올해 초는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부자들의 소비도 자연스럽게 증가했으나 지난 5월 이후 시장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하락하면서 부자들의 소비에 대한 경계 심리가 다시 커졌다.

마스터카드의 정보 제공업체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사치품 소비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제쇼핑센터협회의 마이크 니에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치품 소비가 없이는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는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자는 경제의 선도자 역할을 한다”면서 “부자들이 소비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경기회복세가 모멘텀을 잃고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부자들이 경제상황에 대해 다시 불안이 커진다면 이는 더블딥(이중침체)의 징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가, 변호사 및 모기지 중개인 등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소비를 제한하고 있다.

잰디는 “미국의 저축률이 최근 급격히 오른 것은 부자들의 저축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최근의 증시 및 부동산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의 예금, 주택 등 자산에서 부채를 제한 순자산 가치는 저점을 찍었던 지난 경기후퇴에 비해 13% 올랐다.

그러나 순자산 가치가 경기후퇴 전의 수준을 회복하려면 최소 21%는 더 올라야 한다.

부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정책 불확실성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올해 말 끝나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 시한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면서 “연간 소득이 20만달러 이상인 개인과 부부 소득이 25만달러를 넘는 부자들에 대한 감세 혜택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자들은 감세혜택의 연장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높은 세금에 대비해 돈을 비축해 놓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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