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재 채용시스템이 변하고 있다

입력 2010-04-12 14:32 수정 2010-04-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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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중심의 능력 중시 풍토…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

대기업의 인재 확보 시스템이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학벌을 중시하던 그간의 '서류전형 후 면접'이란 채용방식에서 벗어나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인턴을 선발하거나 기업별 특성화된 인재 선별 방식이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국내 대학을 찾아가거나 해외로 나가는 등 인재를 찾아 직접 나서고 있다.

또한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각 기업별로 MBA과정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재 채용 방식 변하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중단했다. 대신 올 신입사원 250명 전원을 인턴 중에서 선발키로 하고 총 500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턴십 교육기간은 6주로 ▲인턴십 교육 평점 ▲프레젠테이션 ▲인·적성 검사 ▲임원 면접 등의 점수를 따져 정규직 연계 채용 인력을 확정한다.

LG그룹도 올해 인턴의 80% 가량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인턴십으로만 신입사원을 뽑는 LG텔레콤은 200명 이상의 인턴을 모집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정규직 공채 대신 상반기 인턴 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모두 600명을 뽑아 두 달간의 인턴기간을 거친 뒤 절반인 3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SK는 ▲글로벌 경쟁력 ▲벤처창업 경험자 ▲연구개발 전문지식 보유 인재를 우선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인턴십으로만 신입사원을 뽑기로 하고 인턴 22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CJ그룹도 상반기 중 채용을 전제로 인턴 200명을 모집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1월 채용한 인턴 800명 중에서 정식 사원을 선발하기 위한 최종 면접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인턴십을 통한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검증되고 준비된 인재를 찾기 위해서다. 기업으로선 일을 맡겨보고 동료들과 지내게 해본 뒤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의 서류-인·적성 검사-면접 등의 선발전형을 통해 이른바 '스펙'이 좋은 사람들을 선발했지만 기대만큼 업무 능력을 발위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면서 "인턴 생활을 통해 현장에서 함께 일해 보면 적성과 능력·팀워크 등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대기업들의 공채가 집중된 11월 이전에 인턴십을 운영하면 양질의 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대기업 CEO들이 직접 대학이나 해외에 나가는 등 인재 확보에 대한 열의가 대단히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대졸자 공채 650명, 하계 인턴 550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200명을 모집하는 롯데그룹은 지난 6일부터 전국 29개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1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채용 설명회에 계열사 대표들이 직접 참석, 'CE0 특강'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롯데의 비전을 설명하고 우수 인재들이 롯데에 될 수 있으면 많이 지원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엔 CEO뿐만 아니라 총수가 직접 나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오는 14일까지 뉴욕과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4대 도시를 돌며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24개 대학과 대학원의 한인 재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 현황과 함께 비전을 제시하는 등 인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인턴십과 함께 CEO가 직접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스킨십을 늘리는 등 기업의 인재 채용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선점할 수 있는데다 높은 소속감으로 인해 이직률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인재 육성 프로그램 운영 = 기업들은 기존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능 및 직급별로 핵심인재를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마케팅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마케팅 실무 전문가 양성을 위해 지난해 도입됐으며 마케팅, 영업, 상품 관련 부서 직원들이 대상이다.

SK그룹은 임원과 부·차장 급을 대상으로 일종의 미니 MBA 형태의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선더버드(Thunderbird)'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내 경영대학원 및 글로벌 기업 등과 연계해 매년 40명 내외의 임원과 부·차장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한다.

LG그룹도 'IMPM과정'을 통해 미래 LG의 사업을 리드할 경영자들이 경영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글로벌 네트웍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참가자들은 18개월동안 3개월에 한번씩 경영전략, 마케팅 등 개인별로 정한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교육수료 후 논문을 제출해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한화그룹은 사원 3년차부터 과장급을 대상으로 미국 30위권 대학 MBA 및 이공계 대학원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핵심 차장·부장급 및 임원을 대상으로 한 EMBA(경영자 MBA) 유학지원제도, 어학성적과 근무평정이 우수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규 MBA 학위코스 지원제도도 운영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MBA 과정을 각 기업들이 운영하는 것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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