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이어 노도강도 호가 낮춘다…“높아진 집값에 매수 여력 한계”

입력 2026-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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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 호가 인하 비율 4.7%→6.7%
금관구도 10월부터 인하 매물 우세
전문가 "급등 이후 숨 고르기"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아파트 매도 호가 인하 움직임이 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강남 3구에서는 가격을 낮춘 매물이 많았던 반면 서울 외곽에서는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이 더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부터는 외곽에서도 호가 인하 매물이 인상 매물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단기간 집값이 급등한 데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줄어들면서 외곽 주택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본지가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콕집'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물 가운데 호가를 내린 비율은 6.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격을 올린 매물은 3.8%에 그쳤다.

노도강은 9월 초까지만 해도 호가를 올리는 매물이 더 많았다. 9월 2~12일 인상 비율은 7.2%로 인하 비율(4.7%)을 웃돌았다. 그러나 10월 2~12일에는 인상 4.6%, 인하 5.0%로 역전됐다.

금천·관악·구로구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금관구의 호가 인상 비율은 9월 초 5.2%에서 최근 3.3%로 낮아졌다. 반면 인하 비율은 같은 기간 4.2%에서 5.2%로 높아졌다. 노도강과 금관구 모두 10월 들어 가격을 내린 매물이 올린 매물보다 많아진 것이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매수자들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 가격까지는 감당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라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외곽의 호가 인하 움직임은 그동안 강남권과 정반대였던 가격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8월 1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시장에 남아 있던 동일 매물을 분석한 결과 강남 3구는 1만2770채 가운데 6499채(50.9%)가 호가를 낮췄다. 가격을 올린 매물은 1380채(10.8%)에 그쳤다. 평균 호가 변동률은 -2.50%였다.

강남구 압구정동 영동한양1차는 동일 매물 51채 중 50채가 가격을 내리면서 평균 호가가 12.6%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의 평균 호가는 40억4300만원에서 37억2400만원으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33억4800만원에서 31억5100만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노도강은 8월부터 11월 초까지 약 3개월간의 누적 통계에서는 호가를 올린 매물이 더 많았다. 동일 매물 2812채 가운데 947채(33.7%)가 가격을 올렸고, 인하 매물은 385채(13.7%)에 그쳤다. 평균 호가 변동률도 1.67%를 기록했다.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는 동일 매물 평균 호가가 12.2% 올랐다. 전용 36㎡ 평균 호가는 4억2000만원에서 4억7700만원으로 높아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무한정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출도 어려워지면서 노도강 집값에도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노도강 역시 앞으로 가격이 계속 가파르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 급등한 집값도 호가 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는 "올해 노도강 집값이 누적으로 12~13%가량 올랐는데 이 정도면 단기 급등으로 볼 수 있다"며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호가를 2~3% 낮추더라도 매도자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가격에 내놨다가 거래되지 않은 매물은 집주인들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며 "대출 규제로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연말이라는 시기적 요인도 거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물도 증가했다. 8·13 대책 발표 전날인 8월 12일 6만4083채였던 서울 아파트 실매물은 이달 5일 8만941채로 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남 3구는 26.6%, 노도강은 21.1% 늘었다.

다만 호가 인하가 곧바로 집값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소장은 "6억원이던 집이 8억원에 거래된 뒤 집주인이 9억원을 불렀다가 거래가 안 되자 8억5000만원으로 낮췄다고 해서 집값이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미 많이 오른 가격에서 호가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로 서울 외곽에서도 집을 사기 어려워지면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경기 북부 등 더 저렴한 지역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소장은 "노도강을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의정부로 가게 된다"며 "대출을 해주면 노원구에 머물 수 있는 수요가 규제로 인해 의정부나 양주 등 더 외곽으로 밀려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 규제는 일시적으로 시장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서울 집값이 안정되더라도 경기·인천 집값이 오르면 이를 주택시장 안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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