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 닻 올린 서울식품, 2대주주 지분 추격에 경영권 향배는?

입력 2026-11-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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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정필문 측 14.83% 확보…서성훈 회장 개인 지분 넘어서
결손금 253억원·담보 제약…사측 “공시 외 방어 계획 밝힐 수 없어”

▲AI 생성 이미지.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AI 생성 이미지.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코스피 상장 제빵기업 서울식품공업이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출범시킨 가운데, 2대주주의 가파른 지분 매집으로 최대주주 측과의 지분 격차가 4%(p)포인트대로 좁혀지며 향후 경영권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서성훈 회장이 사재를 투입해 장내 맞매수에 나섰으나, 누적 결손금과 금융상 제약에 더해 전환사채(CB) 콜옵션마저 주총 방어에 활용하기 어려워 방어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성훈 서울식품공업 회장은 4일 보통주 13만85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서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12.22%에서 12.55%로, 특수관계인 8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합산 지분율은 19.40%에서 19.73%(782만9796주)로 상승했다. 서 회장이 지분 확대를 신고한 것은 8월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서 회장의 잇따른 장내 매수는 2대주주 정필문 씨의 지속적인 지분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공시상 경남 양산에 거주하며 직업이 ‘농업인’으로 기재된 정 씨는 가족으로 추정되는 특별관계자 5인과 함께 지난달 말 기준 총 14.83%(588만4490주)의 지분을 확보했다.

정 씨 개인 지분율만 12.90%(512만284주)로,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서 회장의 개인 지분을 넘어선 상태다. 정 씨 측은 8월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며 “이사 및 감사의 선임ㆍ해임 또는 직무 정지”를 명시, 경영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정 씨 측은 타회사 소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30억원 한도의 대출을 개설해 장내 매집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서울식품공업이 올해 3월 오너 3세 경영 구도를 구축한 직후 외부 주주와의 지분 격차가 급격히 좁혀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식품공업은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며 기존 대표이사 사장이던 서성훈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고, 장남인 서인호 부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장녀 서아영 이사 역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신임 사령탑에 오른 서 대표의 개인 지분율은 3.02%(119만7475주)에 불과하다. 오너 3세가 서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아 확고한 지배력을 구축하기 전에 외부 주주와의 지분 경쟁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최대주주 측의 자금 동원 및 방어 여건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식품공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253억원의 누적 결손금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지분 방어를 위해서는 전적으로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또 자사주 취득을 통한 회사 차원의 우호 지분 확보가 불가능하다.

서 회장 개인의 추가 유동성 조달 여력 역시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 회장이 보유한 주식 중 91만주는 이미 기업은행 대출(4억원) 담보로 제공돼 있다. 잔여 주식을 활용한 추가 주식담보대출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자사주 담보 대출은 주가 변동에 따른 반대매매(담보권 실행)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다. 여기에 결손 누적 종목에 대한 금융권의 보수적인 담보인정비율(LTV)과 대출 한도 제약, 서 회장이 회사 차입금에 대해 포괄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점 등도 추가 여신 실행의 걸림돌로 꼽힌다. 서 회장이 회사에 대여금 10억원을 제공하고 있는 점도 개인 자금 운용의 부담 요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가 미상환 전환사채(CB)의 콜옵션(매도청구권)을 지분 방어 카드로 꺼내 들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시점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식품공업 오너 일가는 작년 8월 23회 CB의 30% 콜옵션(10억5000만원)을 서 회장과 서 대표가 배정받아 보통주 734만2657주(액면병합 전)로 전환 청구하며 지분을 늘린 전례가 있다.

현재 서울식품공업이 보유한 24회 CB(15억원) 역시 발행액의 30%(4억5000만원)에 대해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다만 해당 CB의 콜옵션 및 주식 전환청구 가능 기간은 발행 1년 뒤인 2027년 1월 30일부터 시작된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의 의결권 기준일이 올해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콜옵션을 행사해 신주를 확보하더라도 다가올 정기주총 표 대결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시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서울식품공업 측은 정 씨의 지분 확대 목적이나 향후 경영권 방어 대책 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 씨 측의 주주제안 전달 여부나 최대주주의 추가 지분 확보 계획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해진 방향이 있더라도 미리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시된 자료 외에 따로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최대주주 측(19.73%)과 정 씨 측(14.83%)의 지분 격차는 4.90%p(194만5306주) 수준이다. 서울식품공업 주식의 약 80%는 소액주주에 분산된 데다 누적 적자에 대한 주주들의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정 씨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진입이나 감사 선임을 시도할 경우 1, 2대 주주의 추가 매집 외 소액주주의 표심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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