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레디 정당 일부 후보 추천 거부⋯병역 면제 갈등
네타냐후 지지 의원 49명으로 줄어
트럼프 중간선거 참패도 부담

이스라엘 총선 이후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가 시작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아랍계 정당이 야권 총리 후보 가디 아이젠코트 전 군 참모총장을 지지하고 네타냐후의 오랜 우군인 초정통파(하레디) 정당 일부가 총리 후보 추천을 거부했다. 양측 모두 의회 과반인 61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정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아랍계 라암당은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아이젠코트를 차기 총리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라암당 소속 의원 8명이 합류하면서 아이젠코트 지지 의원은 56명으로 늘었다. 반면 네타냐후 지지 의원은 토라유대주의연합(UTJ) 산하 데겔 하토라 계파가 추천을 보류하면서 49명으로 줄었다. 이는 총선에서 확보한 의석수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총리 후보를 추천한 의원 수다.
데겔 하토라는 이날 헤르조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정신적 지도자들의 지시에 따라 어떤 후보도 추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UTJ가 네타냐후 진영의 오랜 우군인 만큼 이번 결정은 연정 내부의 균열을 드러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레디 남성의 병역 면제를 법으로 보장하려던 정부의 시도가 무산된 것이 양측 갈등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UTJ 소속 나머지 세 석을 가진 아구다트 이스라엘 계파의 선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이젠코트는 더 많은 추천을 받았지만 연정 구성은 쉽지 않다. 그가 이끄는 야샤르당과 유대계 야권 정당들이 확보한 의석은 48석이고 라암당과 아랍계 공동명단 의석은 모두 19석이다. 아이젠코트는 라암당을 정부에 참여시키지 않겠다고 밝혀 왔고 우군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 대표도 아랍계 의원들의 지지에 의존하는 소수 정부에는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진영도 총 53석으로 과반에 못 미친다.
네타냐후 측이 제기한 아랍계 유권자 부정투표 의혹도 선거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총선 결과를 확정해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AP통신과 알자지라는 선관위가 조사에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부정이나 이상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결과를 전달받은 헤르조그 대통령은 아랍계 유권자를 겨냥한 거칠고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비판했다.
네타냐후의 정치적 부담은 미국에서도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를 공개 지지했지만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ㆍ하원 모두를 장악했다. 트럼프의 국내 정치적 영향력 약화가 네타냐후의 대이란 강경 노선과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내세우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이젠코트 역시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네타냐후의 재집권 실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