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기본법 없는 가상자산 과세 염치없어”⋯재경부 “합리적 과세 방안 숙고”

입력 2026-11-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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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과세 준비 과제별 기한 정해 유예”…이강일, 기본법 처리 촉구
재경부, 시장 변화·과세 형평성 고려해 관계 부처·국회와 협의
해외 이전 700조원 추정…신고 기준 명확화·국내 투자 유인책 제안

▲더불어민주당 이광재·민병덕·박민규·이강일 의원실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2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코인 엑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AI 시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경쟁력 긴급 점검 및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정호 기자 godot@)
▲더불어민주당 이광재·민병덕·박민규·이강일 의원실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2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코인 엑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AI 시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경쟁력 긴급 점검 및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정호 기자 godot@)

디지털자산기본법도 마련하지 않은 채 가상자산 과세부터 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세를 유예하는 동안 기본법과 과세체계를 정비하고, 투자자와 자금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한 국내 투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디지털자산정책포럼과 민주당이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국내 디지털자산시장 경쟁력 긴급 점검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기본법을 먼저 만들고 과세 준비 과제별 기한을 정해 준비 기간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유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기본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강일 의원은 “지난달 받기로 했던 정부안 제출이 이달로 늦춰졌지만, 연내 처리가 어렵다면 내년 1~2월에라도 반드시 기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기본법 자체가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일단 기본 틀을 만들어야 확장하고 보완할 부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업계와 전문가들이 과세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달라진 시장 환경과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문 과장은 “국민이 납득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긴밀히 소통하고 국회와 충분히 협의해 결론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과세·신고 부담이 투자자의 해외 이탈을 고착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국내 거래대금은 줄어드는 반면 해외에서 자산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수와 규모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리서치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이전된 가상자산을 올해 전망치 포함 약 700조원으로 추정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 지급한 수수료도 지난해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타이거리서치는 보고서에서 불명확한 과세·신고 기준이 해외 자금의 국내 복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자산의 취득가액과 거래 이력을 투자자가 직접 정리해야 하는 만큼 세금 계산 방법과 증빙자료 인정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제를 국내 거래와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수단으로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성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하지만 시행에 앞서 새로운 거래의 과세 기준과 해외 거래정보 확보의 한계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과세 최저한을 높이고 국내 거래소 이용 시 세율 차등이나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등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과세가 집중되면 자산의 해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국내외 세율 차등은 단기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내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환경이 필요하다”며 “법인 참여와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확대해야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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