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금융 법체계 개편 논의⋯“불법사금융 분리·규제 합리화 필요”

입력 2026-11-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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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금융협회, 제17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 개최

▲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7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장(가운데) 등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아현 기자 @cahyun)
▲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7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장(가운데) 등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아현 기자 @cahyun)

제도권 대부금융과 불법사금융을 분리해 규율하는 방향으로 대부업법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매입채권추심업의 허가제 전환을 앞두고 채무자 보호를 강화하되, 기존 사업자의 시장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규제 요건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새로운 규율, 신뢰받는 시장: 대부금융 법제 개편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제17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부업법 체계 개편과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도입에 따른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은 개회사에서 현행 대부업법이 제도권 대부금융사와 불법사금융업자를 하나의 법률로 규율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회장은 “제도권 안에서 성실히 영업하는 금융회사들마저 불필요한 오해와 부정적 인식을 감당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불법사금융은 별도의 강력한 근절 법안을 통해 실효성 있게 차단하고, 건전한 대부금융은 독립된 ‘대부금융업법’으로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주성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현행 대부업법이 성격이 다른 규율 대상을 하나의 법률에 담고 있어 규제 중복과 해석상 혼란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주 변호사는 “대부업이 여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법제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여신업권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업법이 서민금융을 공급하는 금융업권의 발전보다는 감독과 단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주 변호사는 대부업법을 규율 대상에 따라 세 가지 법률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불법사금융업자와 불법 중개업자에 대한 규정은 가칭 ‘불법사금융 근절 및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로 분리하고, 여신금융기관 관련 규율은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이관하는 방식이다. 등록 대부업자와 대부중개업자는 독립적인 ‘대부금융업법’으로 재편해 금융업권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이한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과정에서 실제 영업 방식과 위험 수준에 따른 차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전환 방안은 자본금 30억원, 상시고용 인력 20명, 전문인력 5명 이상,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등 기존보다 강화된 진입 요건을 담고 있다.

이 변호사는 “규제 개편을 하려면 대부채권매입추심업의 실제 영업 방식과 위험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기존 사업자가 모두 채권추심업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먼저 따져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접추심을 전혀 하지 않는 사업자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으며, 직접추심 비중이 20% 이하인 사업자는 70%에 달했다. 이 변호사는 직접추심을 수행하는 사업자에는 허가제를 적용하되, 직접추심 없이 채권을 보유·관리하는 사업자에는 기존 등록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자본금 30억원 요건을 충족하는 업체가 약 10%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제시하며, 일률적인 요건 상향이 상당수 사업자의 시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증자계획 승인과 단계적 자본금 납입, 상시고용 인력의 단계적 충원 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사업자에게 기존 보유채권을 6개월 이내 처분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6개월 이내에 채권을 매각하려면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밖에 없다”며 단기간에 매각이 집중되면 헐값 처분에 따른 재산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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