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세번 李 때리는 장동혁…퇴진론 넘고 연임까지

입력 2026-11-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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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부터 골프·순방까지 대통령 직접 겨냥…공격 전선 넓혀
조희대 국조엔 '사법부 수호' 선점…정부·여당 대척점에 당대표 세우기
지선 패배 후 퇴진론 잠잠…국힘 지지율 반등에 최장수 대표 기록까지
당 지지층 차기주자 장동혁 31%…중도층 6.3%는 외연확장 과제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서울 잠실 올림픽 공원 투표지 공개검증 현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서울 잠실 올림픽 공원 투표지 공개검증 현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메시지가 거칠고 빨라지고 있다. 외교·안보와 대북정책부터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골프, 해외 순방,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까지 하루에도 여러 차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패배 직후 당 안팎에서 퇴진 압박을 받았던 장 대표가 '싸우는 야당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당내 리더십을 다시 굳히고 향후 연임과 차기 정치 행보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달 30~31일 이틀 동안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평소 최고위원회의나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 대여 메시지를 내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SNS를 활용해 직접 대응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공격 대상도 사실상 이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장 대표는 30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연기와 미국 비자 문제를 한미동맹 문제로 묶어 "이재명 대통령의 '자주'가 불러온 결과"라며 "'자주'를 외치며 '자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에는 "이재명 정권을 '절멸'하는 것이 대한민국 자멸을 막는 길"이라며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미 양국은 12월 국방장관 회담을 거쳐 내년 초 SCM을 개최하기로 한 상태다.

같은 날 북한의 무인항공기술 전시회와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놓고도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겨냥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정부의 대응을 대비시키며 '안보에 무기력한 정부'라는 프레임을 반복했다. 이는 지난달 1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문제를 시작으로 5일 북한군 포로 문제, 22일 북한 핵무기 발언까지 이어온 대북 공세의 연장선이다.

31일에는 전선을 대통령 개인과 가족 문제까지 넓혔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골프 관련 의혹을 거론하면서 과거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골프를 비판했던 발언을 그대로 끌어왔다. 장 대표는 "황제골프 수준을 넘어 민폐골프"라며 대통령 일가를 직접 겨냥했다.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놓고도 즉각 맞받았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의 업무 강도를 설명하며 "수시로 링거주사를 맞으며 코피 터지는 해외순방"이라고 밝히자 장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그렇게 바쁜 사람이 배우들 만나서 셀카 찍어올릴 시간이 있나"라며 미국·일본·중국 순방 성과를 차례로 문제 삼았다.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나오면 야당대표가 다시 SNS로 응수하는 '실시간 대치'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메시지의 또 다른 축은 사법부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자 장 대표는 현직 판사가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을 인용해 "침묵을 깨고 행동하는 것", "순응이 아니라 저항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사법 파괴'로 규정하고 국민의힘을 사법부 독립을 지키는 세력으로 위치시키려는 전략이다.

장 대표는 이미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통령 재판이 재개되면 곧장 끌려 내려올 판이니 대법원장 직무를 정지시켜 막아보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국감에서 이어진 조 대법원장 공방을 국정조사와 예산정국까지 끌고 가면서 야당의 투쟁 전선을 사법부 문제에 고정하는 흐름이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메시지 강화가 당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패배 직후 책임론에 휩싸였다. 친한동훈계와 소장파 등을 중심으로 지도체제 변화 요구가 이어졌지만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당의 무게중심이 대여 공세로 이동했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반등하면서 퇴진론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당내 갈등이 해소됐다기보다 잠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출범 이후 최장수 대표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 8월 26일 취임한 뒤 이준석 전 대표의 424일 재임 기록을 넘어섰다. 국민의힘의 이준석·김기현·한동훈 등 직전 대표들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던 만큼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장 대표에게 정치적 자산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장 대표가 당장 대표직 방어를 넘어 내년 당권까지 시야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 지도부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현재의 대여 투쟁을 통해 핵심 당원과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끌어낸다면 연임 도전의 정치적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당원이 다시 부른다면 또다시 헌신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장 대표 측의 기류도 전해진다.

변수는 외연 확장이다. 같은 차기 주자 조사에서 중도층의 장 대표 지지는 6.3%에 그쳤다. 한동훈 의원은 21.9%, 오 시장은 11.5%였다. 무당층에서도 한 의원이 35.6%를 기록한 반면 장 대표는 선두권에 들지 못했다. 강경한 대여 메시지가 핵심 지지층을 묶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중도 확장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움직임도 장 대표에게 부담이다. 최근 오 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를 덜었고, 당 안팎에서는 오 시장과 한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중도·외연확장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방선거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간 당권 경쟁이 내년 초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장 대표의 최근 '페북 정치'는 단순한 정부 비판보다 정치적 목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과 직접 맞서 야당대표의 존재감을 키우고, 안보와 사법부 문제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대여 투쟁론으로 밀어내는 전략이다.

다만 '싸우는 대표'만으로 연임 이후까지 담보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당 지지율 반등을 장 대표 개인의 지지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는지, 강성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까지 외연을 넓힐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최근 빨라진 장 대표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이재명 정부를 향한 공세인 동시에 내년 당권을 앞둔 장 대표 자신의 정치적 시험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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