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부실채권 8년 반 만에 최대⋯중기 연체율도 9년 반 만에 최고

입력 2026-11-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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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이하여신 7조6133억원⋯1년 새 1조3000억원 증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60%⋯도소매·건설업 부실 우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내 5대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8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으로 기업들의 상환 여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대출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연체 증가가 부실채권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도소매업과 건설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총 7조6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2848억원 증가한 규모로, 2018년 1분기 말 이후 가장 많았다.

고정이하여신은 은행이 보유한 대출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은행은 자산 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하며, 고정 이하에 해당하는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023년 말 4조4943억원에서 2024년 말 5조5807억원, 지난해 말 6조178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2분기 말 7조4328억원에 이어 3분기 말 7조6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가 이어졌다.

전체 원화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5대 은행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 단순 평균은 0.40%로 지난해 같은 기간(0.35%)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22%에서 0.25%로 올랐다. 대기업 대출은 0.24%에서 0.32%, 중소기업 대출은 0.55%에서 0.59%로 각각 상승했다.

부실채권 가운데 회수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는 추정손실 여신도 늘었다. 3분기 말 추정손실 여신은 1조931억원으로 전년 동기(9210억원) 대비 18.7% 증가했다.

향후 부실채권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여신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요주의 여신은 10조5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2734억원)보다 2.5% 늘었다. 전분기(10조2171억원)와 비교하면 3.0% 증가했다.

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원화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2%로 지난해 같은 기간(0.37%)보다 0.05%p 올랐다. 전분기(0.39%) 대비로는 0.03%p 상승했으며, 2017년 1분기(0.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3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2017년 1분기(0.65%)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54%에서 4분기 0.49%로 하락했지만 올해 1분기 0.57%, 2분기 0.58%, 3분기 0.60%로 3개 분기 연속 상승했다.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도 0.49%로 전년 동기(0.42%)보다 0.07%p 높아졌다. 이는 2017년 2분기(0.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07%에서 올해 3분기 0.18%로 상승했다. 다만 대기업 연체율 상승에는 일부 기업의 거액 여신 부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도매 및 소매업의 연체율이 0.71%로 가장 높았다. 건설업이 0.69%로 뒤를 이었으며 숙박 및 음식점업(0.55%), 부동산업(0.51%),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0.49%), 제조업(0.36%) 순으로 나타났다.

내수 회복 지연으로 매출 개선이 더딘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상환 여력이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의 매출과 현금흐름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며 "최근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함께 증가하고 있어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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