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산소호흡기 달아야"…담뱃세 소방 전환, 정부 '분할' 여지

입력 2026-10-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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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가용재원 1조5000억으로 급감…14조 세제개편은 아직 추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회에서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한다"며 지방세제 개편을 요구했다.

2027년도 본예산을 짤 가용재원이 1조5000억원으로, 올해 4조원보다 2조5000억원 줄었다는 것이다.

도가 내민 해법은 4년간 14조1000억원 규모지만 모두 국회 법 개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는 하루 전 담뱃세 재원을 소방에 나눠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제 개편 정책토론회'에서 지방세제 구조개편 3대 과제 입법을 촉구하며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제 개편 정책토론회'에서 지방세제 구조개편 3대 과제 입법을 촉구하며 발언하고 있다. (경기도)

3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제 개편 정책토론회'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국회의원들이 공동주최하고 경기도가 주관했다.

추 지사는 가용재원 숫자부터 꺼냈다. 그는 "경기도가 4조원의 가용재원을 가지고 2026년 본예산을 편성했는데 그러면서도 석 달 치를 못 담았다"며 "지금은 1조5000억원을 가지고 2027년 본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했다. 한쪽에 예산을 담으면 다른 사업은 숫자조차 적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도 했다.

도가 경기연구원과 함께 이날 낸 재정 브리프를 보면 2026년 본예산에는 노인장기요양·학교급식 등 일부 민생사업의 10~12월분 약 3000억원이 빠졌다. 도는 이 공백을 제2회 추경으로 메웠다. 추 지사는 도내 노인요양시설이 1688곳으로 전국의 36%에 이르고, 도와 시·군이 부담하는 장기요양급여 비용이 93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재정난의 뿌리를 세입 구조에서 찾았다. 기업이 성장해도 그 성과가 도 재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지금의 낡은 지방세제 구조를 고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본청 세입에는 지방소득세 같은 소득 기반 세목이 없고, 경기도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불교부단체다.

도가 국회에 내민 해법은 세 갈래다. △지방소비세율을 부가가치세의 25.3%에서 해마다 5%포인트씩 올려 3년 뒤 40.3%로 확대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세로 이양해 지방법인세 신설 △연말 일몰하는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이다. 도는 세 과제가 모두 법제화되면 4년간 지방소비세 약 8조3000억원, 법인세 약 4조3000억원, 소방재원 약 1조5000억원을 더해 14조1000억원의 재원이 생긴다고 추산했다. 관련 6개 법률 개정안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8명이 발의했다.

14조1000억원은 6개 법안이 모두 통과된다는 전제의 4년 누적치다.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이양은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돌리는 내용이다.

가장 먼저 시한이 닥치는 쪽은 담뱃세다. 담배소비세액의 43.99%만큼 걷어 온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가 올해 말 일몰한다. 정부는 이 세원을 '지방주거복지세'로 바꿔 공공주택 공급 등 주거복지 재원으로 쓰는 법안을 이미 국회에 냈다. 경기도 안은 같은 세원을 소방 재원으로 돌리는 것이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7일 같은 취지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는 토론회 전날 여지를 남겼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정부 법안으로 제출한 상태여서 수정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소방에 써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면 재원을 나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소방안전교부세 부족분이 올해보다 3000억원 정도인 반면, 전국에서 걷히는 담뱃세 일몰분은 1조50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긴급한 소방재원은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으로 충당해 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소방 재정 책임을 두고는 온도차가 드러났다. 추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소방공무원 인건비는 국가직에 맞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썼다. 같은 글에서 소방공무원의 중앙 인사권이 강화됐다고 한 대목에 대해 윤 장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인사권은 국가직으로 전환하기 이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토론회에 나온 여당 의원들은 힘을 보탰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하남갑)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성남중원)은 "가용재원이 4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줄었다는 것은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후덕 의원(파주갑)은 법인세 5% 이양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최민희 의원(남양주갑)은 지방세제 개편을 신속한 입법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는 김우성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인공지능(AI) 시대, 지방재정의 구조적 한계 극복을 위한 대안 모색'을 주제로 맡았고, 주만수 한양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추 지사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지방자치 이대로는 안 된다. 지방자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는 11월 2027년도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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