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여성 징병제에 대해 내놓은 답이다. 여성 징병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간 성별 갈등을 우려해 쉽게 꺼내지 못했던 병역제도 개편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청년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성평등부가 개최한 청년 공론장에서는 “인구가 줄고 있는 만큼 여성 징병제 문제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군 복무를 성별에 따른 부담의 문제로 볼지, 장병 처우 개선의 문제로 접근할지를 두고 의견은 엇갈렸다. 그러나 병역제도의 미래를 더 이상 먼 훗날의 과제로만 남겨둘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논의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40년 20세 남성 인구는 약 16만 명으로, 2020년 33만여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병역자원 감소는 단순히 군에 입대할 청년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현행 병력 규모와 군 구조를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론 병역자원 감소가 곧 여성 징병제 도입의 당위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을 징병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뿐 아니라 모병제 전환, 군 구조 개편, 첨단기술을 활용한 병력 대체 등 여러 선택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각 제도가 병력 확보와 안보 역량에 미칠 영향은 물론 재정 부담과 사회적 수용성까지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여성 징병제 논의는 남녀 간 병역 형평성을 둘러싼 찬반 논쟁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줄어드는 인구로 지금의 군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지,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병역의무와 복무 부담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여성 징병제가 해답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모병제 역시 병력 확보와 재정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제도를 정답으로 정해놓기보다 각 대안의 실효성을 따지고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일이다. 여성 징병제 논의가 또다시 성별 갈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인구구조와 전쟁의 양상이 달라진 만큼, 이제는 병역제도 전반의 미래를 논의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