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원칙’ 깬 애플, 첫 터치스크린 맥북 공개⋯대중화는 과제

입력 2026-10-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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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OLED 터치스크린 적용
애플 펜슬 미지원 등이 한계
보급형보다 900달러 비싸

▲애플이 터칫흐크린 기능을 갖춘 맥북을 도입했다. (출처 애플뉴스룸)
▲애플이 터칫흐크린 기능을 갖춘 맥북을 도입했다. (출처 애플뉴스룸)

애플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반대했던 터치스크린을 처음으로 맥북에 도입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익숙해진 터치 조작을 노트북으로 확대하며 2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제품 설계 철학에 변화를 준 것이다. 다만 터치스크린의 활용 범위가 제한적인 데다 기존 맥북 사용자들의 입력 습관을 바꾸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신형 맥북 프로 14인치와 16인치 모델을 공개했다. 맥북에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제품에는 OLED 패널과 터치 센서를 통합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화면을 직접 눌러 조작할 때 발생하는 입력 지연을 최소화하고, 최대 2000니트의 밝기와 1000만 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면 테두리도 줄여 기존 제품보다 넓은 시각적 공간을 확보했다.

아이폰의 대표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다이내믹 아일랜드’도 맥북에 도입했다. 화면 상단에서 알림과 실행 중인 작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의 사용 경험을 한층 가깝게 만들었다.

성능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신형 맥북 프로에는 애플의 M5 프로와 M5 맥스 칩이 탑재돼 인공지능(AI) 연산과 그래픽 처리 성능을 높였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을 기기 내부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해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개인정보 보호와 처리 속도를 강화했다.

휴대성과 배터리 성능도 개선했다. 무게는 14인치 모델이 1.38㎏, 16인치 모델이 1.82㎏으로 줄었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대 24시간에 달한다. 사전 주문은 28일 시작됐고 정식 출시는 다음 달 6일이다. 한국에서는 30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는다.

이번 신제품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의 오랜 제품 철학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잡스는 생전 노트북 화면을 손가락으로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 인체공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팔을 들어 수직으로 세워진 화면을 반복해서 터치하는 방식은 장시간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이후에도 맥에는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아이패드에는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두 제품군의 정체성을 구분해 왔다. 그러나 새 경영진 아래에서 이러한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하드웨어 개선을 넘어 애플의 제품 전략 전환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터치 조작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경쟁사들이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기존 방식을 고수할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터치스크린 도입이 곧바로 판매 확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제품이 애플 펜슬을 지원하지 않고 화면을 평평하게 펼칠 수도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정밀한 그림 작업이나 화면을 직접 활용하는 음악 연주 등에서는 태블릿 수준의 활용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애플이 풀어야 할 과제는 터치스크린의 필요성을 소비자에게 설득하는 일이다. 키보드와 트랙패드만으로도 대부분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노트북 환경에서 터치 기능이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지가 관건이다.

애플이 잡스 시대의 원칙을 깨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지만, 터치스크린 맥북이 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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