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비타, 소아에서 성인까지 확대⋯치료 공백 해소
우울증ㆍ뇌전증ㆍ담관암 치료제도 적용⋯환자 부담 완화

희귀ㆍ난치질환 치료제 5종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11월부터 확대된다. 소아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던 저인산혈증성 구루병ㆍ골연화증 치료제는 성인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되고, 원발성 고옥살산뇨증ㆍ치료저항성 우울증ㆍ난치성 뇌전증ㆍ담관암 치료제는 새롭게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고액의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11월 1일부터 희귀ㆍ난치질환 치료제 5종에 건강보험을 신규 적용하거나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고 29일 밝혔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희귀질환자 10%, 암환자 5% 등으로, 비급여로 약값 전액을 부담하던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우선 저인산혈증성 구루병ㆍ골연화증 치료제인 ‘크리스비타주사액’의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소아에서 성인까지 확대된다. 이들 질환은 뼈 형성에 필요한 인산이 부족해 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약해지는 질환이다. 성인 환자의 유병률은 인구 100만명당 6.7명 수준인 초희귀질환이다.
그동안 크리스비타주사액은 소아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돼 기존 환자가 성인이 되면서 치료가 중단되거나 성인기에 증상이 나타난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적용 대상 확대로 성인 환자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치료의 연속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1형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치료제인 ‘옥스루모주’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원발성 고옥살산뇨증은 유전자 결함으로 간의 옥살산 대사에 이상이 생겨 옥살산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질환이다. 유병률은 인구 100만명당 1~3명 수준이다.
이 질환은 칼슘옥살산 결석과 혈뇨ㆍ신장 석회화 등을 유발하며, 반복적인 신장 손상으로 만성 신장질환이나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동안 간ㆍ신장 이식 외에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고, 회복하기 어려운 신장 손상을 조기에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제인 ‘스프라바토나잘스프레이’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은 서로 다른 항우울제를 2종 이상 투여해도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중등도 이상의 주요 우울장애를 말한다.
국내 성인의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은 약 5%이며, 이 가운데 최대 30%가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저항성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일반인이나 일반 우울증 환자보다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개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존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는 국산 신약 ‘엑스코프리정’이 새롭게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기존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코프리정은 국산 신약이지만 해외에서 먼저 출시되면서 국내 환자들은 수년간 해외에서 약을 수입해 복용해야 했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약제비 부담은 물론 해외 수입에 따른 불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치료제인 ‘팁소보정’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적용 대상은 IDH1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환자다. 담관암은 초기 진단이 어렵고 주변 조직으로 전이되기 쉬운 암으로, 2019~2023년 5년 상대생존율은 29.0%에 그쳤다. 전체 암 평균인 73.7%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체 담관암 환자의 10~20%에서 발견되는 IDH1 변이 환자는 기존 화학요법 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표적항암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팁소보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1차 치료 이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고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통해 환자 수가 적어 사회적 관심이 부족했던 희귀질환자와 기존 약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던 난치질환자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가 보장되길 바란다”며 “국민 누구나 질환 치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희귀ㆍ난치질환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