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세무사 협력망 구축…현장 개선 의견 재경부·OECD에 전달
국세청이 글로벌최저한세에 따라 한국이 걷을 수 있는 세금을 빠짐없이 확보하기 위해 신고 체계를 손본다. 기업이 쉽고 빠르게 신고하도록 홈택스 기능을 개선하고 신탁·펀드 등의 신고용 고유번호 부여도 추진한다. 특히 회계사·세무사와 상시 소통하는 협력망을 구축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국내외 제도 개선 논의로 연결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9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주요 회계법인, 한국세무사회와 글로벌최저한세 세무대리인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신고 지원·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올해 첫 신고 과정에서 기업과 세무대리인이 겪은 어려움을 파악하고 내년 두 번째 신고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최저한세는 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이상 연결매출액이 7억5000만유로 이상인 다국적기업그룹에 적용된다. 국가별 실효세율이 최저한세율인 15%에 못 미치면 국제적으로 정해진 과세 순서에 따라 추가세액을 걷는 제도다. 다국적기업이 조세피난처 등 세율이 낮은 국가로 이익을 옮겨 세금을 줄이는 유인을 낮추려는 취지다.
국세청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글로벌최저한세 전문가 협력 네트워크’ 구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민간 자문기구인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를 본떠 회계사·세무사 등 현장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한다.
BIAC는 주요 기업과 사용자단체의 의견을 모아 OECD에 전달하고 정책 논의에 참여하는 기업계 소통 창구다. 국세청도 전문가 협력망을 통해 실제 신고 사례를 함께 연구하고 제도 보완사항과 애로·건의사항을 수시로 수집할 계획이다. 여기서 논의한 내용은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OECD 사무국에 전달·건의한다. 국내 신고 현장에서 쌓인 경험을 국내외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홈택스 신고화면도 개선해 반복 입력 부담을 줄인다. 현재는 다국적기업그룹에 속한 자회사·고정사업장 등 구성기업의 소재지와 지분율을 비롯한 기본정보 입력 항목이 많고 복잡해 신고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세청은 전년도 신고서와 연계해 소재지국, 지분율, 사업자번호, 상호, 신고유형 등이 자동으로 채워지는 기능을 개발해 내년 신고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필수 입력 항목도 붉은색 등으로 구분해 신고 과정의 혼선을 줄인다.
신탁·펀드 등 일부 구성기업의 신고 기반도 정비한다. 별도 고유등록번호가 없는 경우 기존 홈택스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고 어떤 번호를 써야 하는지 불분명해 과거 신고내역을 확인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국세청은 해당 구성기업에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신고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신고 대상 식별과 이력 관리를 원활하게 해 납세 편의와 세원 관리를 함께 뒷받침하려는 조치다.
내년에는 신고기한도 달라진다. 글로벌최저한세 신고기한은 최초 적용연도에만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18개월이고 이후에는 15개월이다. 이에 따라 2024년 사업연도분을 올해 처음 신고한 12월 말 결산법인은 2025년 사업연도분을 내년 3월 31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세무대리인들은 이 기한이 법인세 신고·납부 기한과 겹쳐 부담이 커진다며 조정을 요청했다. 국세청은 납세자 의견을 수렴해 재경부 등과 협의하고 기한 조정 가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문가 협력 네트워크에서 논의한 신고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 의견을 재경부 등 관계부처와 OECD 사무국에 전달·건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글로벌최저한세 신고 편의를 높이고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