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보유 부담 고려한 선택 강조

내년 부동산 시장에서는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 보유 주택의 가치를 따져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출 규제와 세 부담 강화로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가 어려워지면서 실거주 가능성과 보유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28일 이투데이가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개최한 '와이즈포럼 PB쇼-부자들의 다음 수: 2027 무엇을 사고 팔고 지킬까'에서 "2027년은 부동산 포트폴리오 확대보다는 선별과 재편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서울 주택시장이 지난해와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가격 상승을 주도한 지역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반면 올해는 강남권이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북권과 서남권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의 상승 폭이 커졌다.
노 전문위원은 "서울은 지역별, 가격대별로 차별화돼 움직이고 있다"며 "강북권과 서남권은 공급 부족 우려와 전세시장 불안정, 대출 규제의 상대적 이점 등이 맞물리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주택가격 상승 동력이 다소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부족 우려와 전세시장 불안정은 이어지겠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 개편, 금리 상승 등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27년은 지난해와 올해에 비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동력이 다소 약해진 상황"이라며 "정부는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데 이어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자의 세 부담까지 강화하면서 실거주 1주택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는 보유 자산의 재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세제 개편에 따른 연도별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계산한 뒤 주택의 미래 가치까지 고려해 매각 여부와 순서를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 전문위원은 "초고가 1주택자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보유세와 양도세를 계산해 보고 부담이 크다면 매각 후 다운사이징을 고려해야 한다"며 "다주택자 역시 세금과 주택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 매각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똘똘한 한 채' 개념도 내년에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입지와 미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주택을 보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실제 거주할 수 있는지, 대출이자와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노 전문위원은 "예전에는 투자와 실거주를 분리하는 전략이 가능했지만 이제부터는 투자와 실거주를 함께 봐야 한다"며 "직장과의 거리, 자녀의 나이, 재건축 과정에서의 불편함 등을 고려해 실거주 적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가하는 대출이자와 세제 개편 이후의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며 "실거주 가능하고 감당 가능한 '똘똘한 한 채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택을 선택할 때는 특정 지역에 대한 선호보다 생활·교통 인프라와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 주택 자체의 경쟁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제에 따른 상대적 이점으로 오른 가격인지, 실제 주택 가치가 반영된 가격인지 구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문위원은 "규제가 만든 가격은 규제가 없어지거나 동일해지면 가치에 맞게 재조정된다"며 "다주택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유 부동산의 양보다 질을 높이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