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대 이익 일정 부분 떼 손실 보는 부분 보전해야”
“농지전수조사, 정부 의지와 달리 오해·우려 있는 것 알아”

이재명 대통령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이 대통령 임기 내 완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장기 국익을 위해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개방으로 본 혜택을 손실이 예상되는 산업의 피해 보전에 쓰는 구상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CPTPP 문제는 제 임기 안에 최종 타결이 안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며 “가입 신청한다고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며 워낙 많은 나라들이 관계돼 있고 모든 국가가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CPTPP에 가입하려면 일본·캐나다·호주 등 12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당장 시작해도 제 임기 안에는 거의 안 된다고 봐야 한다”며 “제가 연임은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CPTPP 가입 시점과 관련해서는 “연내 가입 신청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해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비난만 받고 결과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는 일부 비난과 비판이 있더라도 해놔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 가입 신청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이익을 위해 필요한 절차로 판단되면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8일 CPTPP 연내 가입 신청 보류를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농어업과 같이 CPTPP 가입에 따른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을 결정해 집행하면 혜택 보는 집단이 있고 대개 많은 수의, 큰 이익이 있으면 소수의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해나갈 만큼의 나라가 된 만큼 이제 힘이 없다는 이유로,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일방적 손실과 피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전체를 위해 안 할 수는 없지만, 추진하게 된다면 어떤 보완 조치를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CPTPP으로 혜택을 보는 수출업계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수출부담금’ 제도와 관련해서는 “실무적 협의를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누군가의 희생에 기반해 혜택을 보면 최소한 부담은 하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이 확대된다든지, 관세가 낮아진다든지 그러면 거기서 이익을 본다”며 “이익의 일정 부분을 떼 손실을 보는 부분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했다.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현장의 반발을 인지하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본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오해와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로서도 농업·어업·임업·축산업이 불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한민국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 타격받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필요한 부동산을 갖고 유용하게 쓰는 것은 좋지만, 유용하지도 않은데 혹시 땅값 오를지 모른다고 다 사가서 남들 쓰지 못하게 해놓으면 부동산이 부족해져 가격이 올라간다”며 “정상적으로 농지를 가진 사람들은 아무 피해도 입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명확히 갖고 있는 국장 방침이 있다.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들이고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주권자일 뿐 아니라, 귀하든 천하든 어떻게 평가되든 관계없이 모든 생업은 존중돼야 하고 모든 사람의 행복한 삶의 최소 조건은 반드시 정부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출시장을 개척해오면서 지금까지 우리 농업 분야가 많이 희생 당했다”며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을 해야 그게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다. 대한민국의 모든 정책은 억울한 영역과 사람, 지역 없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농어민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여러 농어민과 간담회를 가지는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라며 업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