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국책·외국계 출신 경쟁…민간 금융인·경제관료 대결 주목

조용병 현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다음 달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권 해킹 사고와 가계대출 규제 등 금융당국과 조율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차기 회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다음 달 초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할 전망이다. 조 회장의 임기는 11월 30일까지로 차기 회장은 12월 1일부터 3년간 연합회를 이끈다.
회추위는 조 회장과 현직 은행장 등 비상임이사 11명을 포함한 총 12명의 이사회 구성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회추위원들이 후보를 추천하고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하면 사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통상 2~3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하며 다음 달 중순께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공식 후보군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대형 금융지주와 국책은행, 외국계 은행 출신 인사 간 경쟁으로 민간 금융인과 경제관료 출신의 경력이 비교되고 있다.
윤종규 전 회장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약 9년간 KB금융을 이끌었다. 2023년 은행연합회장 인선 당시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 후보 선정 이전에 고사한 바 있다.
윤종원 전 행장은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기업은행장을 지냈다. 경제관료와 국책은행장 경력을 모두 갖춘 만큼 금융정책에 대한 이해도와 정부·금융당국과의 소통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종복 전 행장은 SC제일은행을 약 10년간 이끌었다. 은행 영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 은행원 출신으로 외국계 은행 경영과 대외 협력 경험을 갖췄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차기 회장은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금융당국과 정책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계대출 규제 대응과 생산적 금융 확대, 금융보안 강화 등 주요 과제를 놓고 은행권의 공동 입장을 마련하는 일이 핵심이다. 특히 은행권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정책 요구와 금융회사 경영 여건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은행연합회장 선출 과정의 투명성도 쟁점이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권 고위직 출신 인사들의 은행연합회장 진출 관행을 지적했다. 연간 7억원대로 알려진 회장 보수와 선출 절차, 성과평가 기준에 대한 점검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후보자의 경력뿐 아니라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도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금융당국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인선 구도는 회추위 논의를 거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