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남긴 경기도 주 4.5일제…내년 예산은 분석비 5000만원뿐

입력 2026-10-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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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기업 107곳 목표 두배… 올해 150억 편성뒤 50억 감액, 노동국 예산 60% 미반영 논란

경기도가 전국 처음 도입한 '주 4.5일제' 시범사업이 첫해 예산 83억7300만원 가운데 23억7300만원을 쓰지 못했다. 참여기업은 목표의 두 배를 넘겼지만 실제 지원 인원이 계획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올해 사업비를 150억원대로 늘렸다가 50억원을 깎았고, 내년 예산 사전안에는 효과분석연구비 5000만원만 담았다.

▲최보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의원이 2027년도 경기도 본예산 사전설명회에서 노동국 예산 편성 문제를 질의하고 있다. 최 의원은 취약노동자 지원예산 미반영과 주 4.5일제 사업의 예산 감액, 성과 검증 문제를 지적했다. (경기도의회)
▲최보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의원이 2027년도 경기도 본예산 사전설명회에서 노동국 예산 편성 문제를 질의하고 있다. 최 의원은 취약노동자 지원예산 미반영과 주 4.5일제 사업의 예산 감액, 성과 검증 문제를 지적했다. (경기도의회)

2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주 4.5일제는 전임 김동연 도정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추진하도록 설계한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시범사업이다. 참여 기업이 주 4.5일제와 주 35시간제, 격주 4일제, 혼합형 가운데 근무 형태를 고르면 경기도가 임금보전장려금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장려금은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 컨설팅은 기업당 2000만원 한도다.

첫해 성적표에는 성과와 부진이 함께 담겼다. 경기도가 이달 공개한 '노동시간 단축제도 성과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2025년 집행액은 60억원으로 집행률 71.7%에 머물렀다.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사업 지원금의 집행률이 61.1%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행 실적 자체는 목표를 넘었다. 참여기업은 107곳으로 목표 50곳의 두 배를 웃돌았고, 노동시간 단축 준수율은 목표 80%보다 높은 95%였다. 고용유지율은 100%였다. 성과평가 총점은 100점 만점에 96점이다.

문제는 예산집행 효율성 항목이었다. 배점 4점 가운데 3점을 받았다. 참여기업 대부분이 소규모 사업장에 몰리면서 기업 수는 목표를 넘겼지만 지원 노동자 수는 계획에 못 미쳤고, 상당수가 하반기에 노동시간 단축을 시작해 장려금 지급 가능 기간이 예산 편성 기간보다 짧아졌다. 보고서에는 사업 참여 시기와 실제 지원 가능 기간을 반영해 장려금 소요액을 산정하는 등 예산 편성의 정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경기도는 이런 실적에도 올해 사업비를 150억4700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그러나 9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노동시간 단축제도 도입 사업비 50억300만 원을 감액했다. 노동국 전체 세출예산도 371억9700만 원에서 290억4800만원으로 81억4800만 원 줄었다.

감액 사유는 중앙정부 사업과의 중복이다. 김도형 경기도 노동국장은 도의회 심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워라밸+4.5 프로젝트'를 새로 추진하면서 지원사업 일부가 겹쳐 사업량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사업이 완전히 같지는 않으며 기존 참여기업 지원은 올해 말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경기도 시범사업은 국민주권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됐고 고용노동부 프로젝트 추진의 계기가 된 사업이다. 도가 만든 모델이 국가사업으로 확대되면서 정작 도 사업은 중복을 이유로 축소되는 구조다.

정책 효과는 확인됐다. 경기도가 3월 공개한 분석에서 참여 기업의 주당 노동시간은 41.2시간에서 36.5시간으로 4.7시간 줄었다. 노동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2.1% 올랐고, 이직률은 22.8%에서 17.4%로 5.4%포인트 낮아졌다. 채용경쟁률은 10.3대 1에서 17.7대 1로 높아졌다. 다만 이는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한 초기 분석으로, 지원이 끝난 뒤에도 기업이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보전을 유지하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내년 편성에는 변화가 뚜렷하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최보라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1)은 2027년도 본예산 사전설명회에서 주 4.5일제 사업에 효과분석 연구비 5000만원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이 제시한 올해 실제 지원기업은 142곳이다.

최 의원은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고도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보전 여부, 노동자 체감 만족도, 지원 종료 후 기업의 자체적 제도 유지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성과 데이터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앞서 도의회에서 2027년 사업의 일몰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취약노동자 예산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최 의원은 노동국 소관 예산이 약 60% 삭감되거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른 경제 관련 부서의 변동 폭인 10~30%와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두텁게 보호해야 할 취약노동자 지원사업 예산조차 재정 부서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켜내지 못한 것은 심각한 정책적 후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사전설명회 단계의 수치로 최종 삭감률은 아니다.

경기도는 내년 가용예산이 예년의 40%대에 불과해 조직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만 1차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재원을 확보해 생명·안전과 취약계층 보호, 민생경제 회복 분야에 우선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국도 취약노동자 예산 미반영에 유감을 표하고 예산부서와 추가 반영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도의회 사전협의 결과를 반영해 11월 2027년도 본예산안을 정식 제출하고 12월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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