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재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공격을 받으면 걸프 해역 해저 케이블과 군사기지까지 보복 대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또 한 번 작은 ‘장대한 분노’ 작전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대한 분노’는 미국이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스라엘과 함께 대규모 공습을 진행한 군사작전 명칭이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양국 군이 이란에 대한 단기 집중 타격을 염두에 두고 이라크 상공에서 전투기 연습 비행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재공격에 대비한 보복 계획을 내세우며 맞섰다.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하면 걸프 해역 해저 케이블을 표적으로 삼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중간선거 이후 재충돌 가능성에 주목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전 말로니는 미군 자산의 중동 추가 이동과 현지 병력 체류 규모 축소, 정부 직원 철수 명령 등을 공격 재개 징후로 꼽으며 “중간 선거 이후 공격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제이슨 캠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최근 미군 움직임에 대해 “단순히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의도라면 이는 분명 과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동과 유럽 주요국은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한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파키스탄·튀르키예·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 등 8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열었다.
튀르키예와 독일 주도로 열린 회담에서 참석국들은 새로운 충돌이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분쟁 확산과 유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가디언은 그동안 이란 전쟁에서 대체로 관망하던 유럽 국가들이 중동 외교 지도자들과 모여 지역 위기를 논의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이날 장중 3.5% 올라 배럴당 117.14달러를 기록했다. 117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9월 초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