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제 혜택서도 밀린 K-자동차...해외 탈출 가속화 [韓 자동차 생태계 빨간불 上②]

입력 2026-10-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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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K-자동차 생산거점 재편

북미·인도 중심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2030년까지 127만대 증설
해외 증설 107만대·국내 20만대…현지 생산 중심으로 무게 이동
정부 생산세액공제서 전기차는 제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거점이 해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관세 장벽을 피하고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국내 생산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에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추진하면서도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자동차 산업의 국내 생산 경쟁력을 뒷받침할 정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127만 대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북미 50만 대, 인도 32만 대, 반조립제품(CKD) 생산거점 25만 대, 한국 20만 대다. 전체 증설 규모의 약 84%인 107만 대가 해외에 집중되는 셈이다.

현대차의 생산거점 재편은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에서는 관세 부담을 줄이고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앨라배마공장(HMMA)과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등 생산 차종을 다변화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024년 약 40% 수준이던 미국 판매 차량의 현지 생산 비중을 2030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미국에서 판매할 차량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면 수입 관세 부담을 낮추고 환율과 해상운임 변동에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정부와 주정부가 현지 투자와 고용을 조건으로 세제·인프라 지원을 제공하면서 생산거점을 현지에 두는 유인도 커지고 있다.

미국 내 부품 조달도 확대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부품 현지 조달 목표를 기존 60%에서 80% 이상으로 높였다.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부품 공급망까지 현지에서 구축해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인도 역시 핵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기존 첸나이공장에 푸네공장을 더해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현지 부품 조달을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인도 현지 생산 차량의 약 30%를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수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도를 단순한 내수시장 공략 거점이 아니라 신흥시장 수출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우스 허브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1400개 이상의 현지 협력업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부품 현지 조달 비중을 90%로 높일 계획이다. 기존 한국 생산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권역에서 생산과 부품 조달, 판매와 수출을 연결하는 사업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410만 대(승용 384만 대·상용 26만 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6.7%가 수출로 해외 시장 의존도가 크다. 각국의 관세와 무역장벽에 맞서 해외 생산 확대가 늘 가능성이 큰 구조다.

문제는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다. 경제계는 지난달 정부에 제출한 첨단전략산업 정책과제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부가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방안이 담겼지만, 자동차 업계가 요구한 전기차 완성차 생산은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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