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부담 길어지는 이식 대기…신장환자 삶 바꿀 해법 찾는다

입력 2026-10-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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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신장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환자의 생존을 넘어 신장 기능 보존과 삶의 질 개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혈액투석과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거나 신장 기능을 대체하는 핵심 치료법이지만 반복적인 치료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부담과 기증 장기 부족 등 한계가 있다.

이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기업들은 기존 투석 기술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추는 약물치료와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재생의료 기술 개발에 나섰다. 치료의 목적도 단순한 생명 유지에서 환자가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치료비 부담에 삶의 질 저하까지⋯신장질환 치료의 현실과 한계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장질환 환자에게 치료의 발전은 병원 밖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일과 맞닿아 있다. 정해진 시간마다 받아야 하는 투석, 치료와 병행해야 하는 직장생활과 가족 돌봄,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신장이식까지 질환의 부담은 환자 개인을 넘어 가족의 일상과 사회적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인 의료기관 혈액투석은 주 3회, 한 번에 약 4시간 진행된다. 치료에만 매주 약 12시간이 필요하며 이동과 대기, 치료 이후 회복에 드는 시간은 별도다. 투석은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거해 신부전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치료지만 손상된 신장 자체를 회복시키거나 모든 기능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도 혈액투석이 신장 기능의 일부를 대체할 뿐 신부전의 완치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미국 장기기증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투석은 건강한 신장이 수행하는 기능의 약 10~15%만 대신한다. 투석을 지속하더라도 빈혈과 뼈 질환, 심혈관 합병증 등의 위험은 남는다. 국내 투석 환자의 사망 원인 1위도 심혈관질환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신장이식 역시 원하는 시점에 바로 받을 수 있는 치료는 아니다. 적합한 기증 장기가 필요하고 환자의 건강 상태와 이식 적합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진 3152명 가운데 1739명(55.1%)이 신장이식 대기자였다. 기증 장기 부족으로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환자와 가족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삼성화재 건강정보통합플랫폼 분석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의 투석 시작 첫해 연간 의료비는 3000만원에 육박했다.

글로벌 기업들 치료기술 개발 박차

신장질환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기업들의 기술개발도 활발하다. 이달 21일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미국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 ‘ASN Kidney Week 2026’에서는 투석 기술 개선부터 신장질환 약물치료 재생의료까지 다양한 접근법이 소개된다.

전시업체 발표 프로그램인 ‘Exhibitor Spotlight’에는 프레제니우스 메디컬케어,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니프로 등이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각자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신장질환 치료의 효율성과 환자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프레제니우스 메디컬케어는 고용량 혈액투석여과 치료에 관한 미국 의료진과 환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니프로는 혈액투석 기술을 주제로 발표한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심혈관·신장·대사 질환이 연결되는 CKM 증후군에서 알도스테론과 신장 예후의 관계를 다룬다. 노바티스는 면역글로불린A(IgA) 신병증의 다양한 특성과 치료 전략을 소개한다.

▲로킷헬스케어 AI 기반 장기재생 플랫폼. (사진제공=로킷헬스케어)
▲로킷헬스케어 AI 기반 장기재생 플랫폼. (사진제공=로킷헬스케어)

국내 기업 로킷헬스케어도 이번 학회에서 신장재생 패치 기술을 선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이나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3일 세계 각국의 혁신기업 10개사가 차세대 신장 치료기술을 소개하는 ‘Innovation Stage’에서 자가조직 기반 신장재생 패치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킷헬스케어는 환자 자신의 그물막 조직을 활용해 손상된 신장의 기능을 보존하고 회복시키는 신장 패치를 개발중이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BWH) 조지프 본벤트레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학회를 통해 기술의 개발 성과와 향후 임상 방향을 해외 의료진과 공유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발표는 전임상 연구 결과에 관한 것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과 유효성은 향후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번 학회에서 소개되는 약물치료와 투석 기술, 재생의료는 개발 단계와 적용 대상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신장 기능을 오래 유지하고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며 선택지를 넓힌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충분한 임상 근거를 확보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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