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KAI 인수 시계 일단 주춤…수은 지분 매각 가능성 여전

입력 2026-10-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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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연 수은 행장 "현재로선 매각 계획 없어“
수은의 18억원 컨설팅 발주에 의혹 지속
방산 수직계열화 기대 속 독과점 우려

▲20일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재경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재경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시계가 잠시 멈춰 섰다. KAI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당장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명확히 부인하지 않은 데다 이례적인 우주·항공산업 컨설팅 발주를 둘러싼 의혹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인수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기연 수은 행장은 KAI 지분 매각 여부를 묻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 매각 계획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다만 향후에도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확답은 내놓지 않았다.

수은은 KAI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들을 통해 지분 15.89%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양측 지분율 격차는 10.52%포인트다.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한 상태다. 수은이 지분 매각에 나서지 않더라도 추가 지분 확보나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출 KAI 사장도 한화가 다른 주주들과 연대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방산업체의 지배권 확보에는 방위사업청장의 의견을 거친 산업통상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은이 지난 8월 발주한 18억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도 논란이 됐다. 강 의원은 한화의 KAI 지분율이 15%를 넘어선 시기와 컨설팅 발주 시점이 모두 8월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용역 과업에 KAI 지분 처분이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의에 황 행장은 "현재 용역 범위를 크게 봤을 때 그런 부분들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한화가 KAI 인수에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사업 시너지가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을 통해 항공엔진과 항공전자, 우주·방산 사업을 확대해 왔다.

여기에 KF-21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등을 생산하는 KAI까지 확보하면 핵심 부품부터 완제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 연구개발 효율성과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이날 국감에서는 방산 독과점 우려도 제기됐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화의 KAI 경영권 장악에 따른 문제를 묻자 김 사장은 "독과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경쟁 체제가 많이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우주산업 생태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KAI 항공기 제작 과정에서 한화 측 공급 비중이 40~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가 주요 부품 공급업체이자 일부 사업에서는 경쟁사인 만큼 경영권 확보 시 경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취지다.

한화의 경영참여 움직임도 일부 확인됐다.

김 사장은 공식적인 경영 관련 자료 요청은 없었지만 "실무선에서 일부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KAI를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KAI를 가질 수 없다"며 구성원 동의 없는 지배구조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화의 KAI 인수 여부는 수은의 지분 운용 방침과 한화의 추가 지분 확보 전략에 달릴 전망이다. 당장의 수은 지분 매각을 통한 인수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이후 수은 측의 입장 변화나 우호 지분 확보 등 다른 경로가 열려 있는 만큼 경영권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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