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무너진 한 달…소재·장비주는 40% 뛰었다[AI 공포 속 뜨거운 소부장①]

입력 2026-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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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한 달 새 16.3% 하락…SK하이닉스 31.2%↓
티이엠씨 42.3%·피에스케이홀딩스 20.8%↑
글로벌 증설 지속…소부장 실적 전망도 상향

▲(사진=AI 생성) (chatgpt)
▲(사진=AI 생성) (chatgpt)

AI 투자 거품론이 반도체 대형주를 강타한 가운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은 오히려 급등했다.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30% 넘게 하락하는 사이 일부 소부장주는 40% 이상 치솟았다.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실제 증설에 따른 실적 성장 기대가 소부장주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18일 6894.23에서 전날 5768.01로 내려앉으며 최근 한 달간 16.34%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지수도 1만3865.88에서 1만2226.54로 11.82% 떨어졌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와 KRX 반도체지수는 각각 17.26%, 22.87% 급락하며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반도체 대형주의 충격은 더욱 컸다.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는 16.48%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31.23% 폭락했다. 지난주에만 각각 17.8%, 24.3% 떨어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한 주간 두 종목에서 8조832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78.8%에 달한다.

반도체 대형주가 무너지는 사이 소부장주는 오히려 급등했다. 최근 한 달간 티이엠씨는 1만260원에서 1만4600원으로 42.30% 상승했다. SK하이닉스와의 수익률 격차는 73.53%포인트에 달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20.83%), 와이씨(18.81%), 티에스이(15.23%)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12.73% 올랐고 주성엔지니어링도 1.95% 상승했다.

반도체 대형주를 짓누른 것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자금조달 부담이다. 미국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신용위험 우려가 확산했다. 코어위브의 2031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한때 16%를 넘어섰다. 막대한 차입금에 의존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진 것이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서버용 D램 시장 진출 움직임도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 심화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과 글로벌 설비투자 전망은 주가 흐름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9월 국내 반도체 수출액은 603억달러로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영업일 평균 수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342% 증가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증설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2027년 연간 설비투자가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투자 규모인 274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고객사 수요에 대응해 2027년과 2028년 생산능력을 각각 30%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4공장(P4),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증설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D램뿐 아니라 낸드와 파운드리 부문에도 추가 투자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 P5와 SK하이닉스 M17의 투자 일정이 구체화하면 장비 수요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반도체 공장 가동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증설 기대는 소부장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실적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장비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생산시설 가동과 반도체 생산량 증가는 특수가스와 소재·소모품 수요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외형 성장률이 전년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피에스케이홀딩스와 파크시스템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익머트리얼즈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며 올해 증설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해 소재 업체들의 실적 증가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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