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내도 번지는 재선충…800㎞ ‘국가 방어선’ 친다

입력 2026-10-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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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울진 등 경북 북부서 시범사업…2030년까지 전국 확대
1년간 피해목 177만그루·제거율 63%…감염목 무단 이동 차단도 과제

▲15일 대구 달성군 금산과 쌍산 일대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누렇게 변해있다. (연합뉴스)
▲15일 대구 달성군 금산과 쌍산 일대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누렇게 변해있다. (연합뉴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이 올해 5월까지 1년간 177만 그루 발생했지만 제거율은 63%에 그쳤다. 정부는 주요 확산 경로에 800㎞ 규모의 ‘국가방제벨트’를 구축한다. 감염된 나무를 찾아 없애는 작업에 더해 피해지역 외곽을 집중 관리해 병이 주변 숲으로 넘어가는 길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울진 등 경북 북부지역 국유림에서 국가방제벨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현장 적용성과 방제 효과를 검증한 뒤 내년부터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전국 주요 확산 경로에 약 800㎞를 조성할 계획이다.

방제에도 피해는 늘고 있다. 산림청이 집계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피해 고사목은 177만 그루로 전년보다 28만 그루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변 감염 우려목까지 포함해 309만 그루를 제거했지만, 피해 고사목만 따지면 제거한 나무는 111만 그루였다. 발생한 피해목의 약 63%를 처리한 셈이다.

기후변화는 방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산림청은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소나무의 저항력이 약해지는 반면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은 더 일찍 활동을 시작하고 활동 기간도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나무는 병에 취약해지고 병을 옮기는 곤충의 활동 여건은 좋아지는 상황이다.

▲소나무재선충병 국가방제벨트 모식도 (사진제공=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 국가방제벨트 모식도 (사진제공=산림청)

국가방제벨트는 피해지역 외곽에 예방과 방제를 집중하는 구역이다. 지역별로 숲가꾸기와 예방나무주사를 시행하고 소나무를 다른 나무로 바꾸는 수종 전환도 병행한다. 피해 정도와 소나무숲 분포, 지형, 방제 시급성을 따져 대상지를 선정한다. 피해가 적은 지역을 청정지역으로 되돌리고 아직 병이 발생하지 않은 숲을 보호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가 직접 나서는 데는 지역별 방제 격차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기존에는 국유림은 산림청이, 공유림과 사유림은 지방정부가 방제를 맡았다. 산림청은 지방정부의 관심과 역량에 따라 방제 성과가 달라지고 일부 피해목이 방제에서 누락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국가방제벨트에서는 국유림과 사유림 구분 없이 국가가 예찰과 방제를 주도한다. 다만 지방정부의 공·사유림 방제 책임 자체가 국가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관건은 방제 구역을 지정한 뒤에도 감염목을 계속 찾아내고 확산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산림청은 벨트 안에서 지속적으로 예찰하고 방제 효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올해 시범사업도 실제 현장에서 방어체계가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감염목의 무단 이동은 별도로 막아야 할 확산 경로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재선충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재발한 12개 시·군·구 가운데 5곳은 감염된 소나무의 무단 이동 등 인위적 확산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곤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을 억제하더라도 사람이 감염목을 옮기면 방어선 밖에 새로운 발생지가 생길 수 있다. 방제벨트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감염목 반출 통제와 지속적인 예찰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원희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장은 “국가방제벨트는 재선충병의 전국적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주도로 구축하는 방어선”이라며 “체계적인 예찰과 집중방제로 건강한 소나무 숲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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