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예고했다 뺀 암웨이 배당금…국세청 중복조사에 47억 세금 취소

입력 2026-10-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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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7년 과세연도 조사서 2018년 배당금 자료 확보
국세청, 귀속연도 착오로 제외한 뒤 재조사·과세…法 “위법 중복조사”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국세청이 정식 세무조사 대상으로 삼지 않은 과세기간의 소득에 대해 실질적인 조사를 했다면 이후 같은 소득을 다시 조사하는 것은 중복 세무조사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실제 과세예고까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한국암웨이에 부과된 약 47억원의 과세처분을 취소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최근 한국암웨이가 삼성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원천)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한국암웨이의 2014~2017년 과세기간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암웨이가 2018년 3월 영국 법인에 지급한 배당금과 관련한 내부 이메일을 확보했다.

조사청은 2019년 3월 해당 배당금을 2017년 귀속 법인세 징수 대상에 포함해 세금 부과를 예고했고, 한국암웨이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금이 부과되기 전 납세자가 과세의 적법성 등을 따져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절차다.

그러나 국세청은 같은 해 10월 배당소득의 귀속연도를 잘못 분류했다는 이유로 해당 배당금을 2017년 귀속 원천세 징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국세청은 2023년 5월부터 2018~2022년 과세기간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같은 배당소득을 다시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이듬해 3월 약 47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하자 한국암웨이는 위법한 중복 세무조사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정식 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2018년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이미 세무조사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법원은 조사청이 첫 세무조사에서 해당 배당소득을 실질적으로 조사했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재판부는 최초 세무조사가 약 7개월간 진행됐고, 조사청이 2018년 배당금 관련 이메일을 확보한 뒤 해당 배당소득에 대한 조세조약 적용 여부를 조사해 실제 과세예고 대상에 포함한 점에 주목했다. 또 과세전적부심사에서도 해당 배당소득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조사 행위가 실질적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조사가 금지되는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 같은 판단은 세무조사의 실질을 중시하는 기존 대법원 법리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실제 조사 행위의 내용과 납세자에게 발생하는 부담 등을 기준으로 세무조사 여부를 판단해 왔다. 세무공무원이 ‘현장확인’ 명목으로 사업장을 방문해 컴퓨터와 노트 등을 조사하고, 직원에게 포괄적인 질문을 한 행위도 실질적인 세무조사로 인정한 바 있다.

안희철 법무법인(유) 디엘지 대표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2018년분이 정식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법원이 세무조사의 범위를 비교적 넓게 인정한 사례로 볼 여지는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안 변호사는 “과세예고통지는 상당히 중요한 사정”이라며 “그 자체만으로 세무조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자료 확인을 넘어 실제 과세 의사와 세액이 구체화했다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암웨이와 삼성세무서 양측 모두 현재까지 항소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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