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상업화 앞서 안전성 확보 과제…쇄빙선 호위 중 선체 손상 사례도

입력 2026-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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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소 6개 해운사 북극항로 진출…초기 수송능력 2만TEU
한국 시범운항 12일 부산항 도착 예정…운항 확대 땐 안전체계 중요

▲국내 컨테이너선으로는 처음으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13일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께 로테르담에 입항했다. (KTV)
▲국내 컨테이너선으로는 처음으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13일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께 로테르담에 입항했다. (KTV)
중국 해운사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한 컨테이너 운송을 본격화하고 한국도 시범운항에 나서면서 북극항로 상업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기 운항 가능성을 타진하려면 안전한 운항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 북동항로에서는 쇄빙선의 지원을 받으며 운항하던 선박의 선체가 손상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북방물류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해운사들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북극항로 운항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소 6개 해운사가 중국과 러시아, 서유럽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컨테이너·벌크 운항을 계획하고 있으며 초기 컨테이너 서비스의 수송능력만 약 2만TEU에 달한다.

일부 선박은 한 차례 운항에 그치지 않고 시즌 후반 두 번째 북극항로 운항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북극항로 서비스의 기항지도 영국 펠릭스토우와 독일 함부르크,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도 중국 선사들의 북극항로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북동항로 운영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은 8월 중국 선박 7척에 유럽행 북동항로 운항 허가를 발급했다.

특히 중국 컨테이너 해운사 씨 레전드 쉬핑은 북동항로를 이용한 유럽 노선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북극항로 컨테이너 운송이 실험적이거나 일회성에 그쳤던 것과 달리 항행 시즌 동안 정기적으로 선박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도 상업운항을 뒷받침하기 위한 안전 지원체계 구축에 나섰다. 중국 교통부는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자국 선박을 대상으로 72시간 해빙 예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베링해협과 동시베리아해에서 카라해·바렌츠해까지 북동항로 전 구간이 대상이다. 10㎞ 공간 해상도를 기준으로 빙 두께와 빙 피복률, 유빙 속도 등을 3시간 단위로 예측하고 관련 정보를 24시간마다 갱신해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도 북극항로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범운항을 진행하고 있다. 북극항로 시범운항 컨테이너선은 운항 일정을 마치고 이달 12일 밤 부산항에 무사히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운항이 사고 없이 마무리되면 실제 운항 경험과 항로 데이터를 축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향후 시범운항 횟수를 늘리고 이를 정기적인 상업운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북극해의 특수한 운항 환경에 맞춘 안전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극항로에서는 쇄빙선의 지원이 선박 안전을 완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례도 확인됐다.

KMI에 따르면 러시아 쇄빙선의 지원을 받으며 북동항로를 항행하던 탱커 1척이 결빙 구간에서 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사고로 약 5300만 루블(약 65만 달러) 규모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선박명과 선주, 사고 발생 시점과 위치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험사 측은 해당 탱커가 결빙 구간을 운항하다 선체 변형을 입었다며 쇄빙선의 지원을 받더라도 북극 항행에 따른 물리적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쇄빙선이 수로를 확보해도 뒤따르는 선박이 해빙으로부터 받는 선체 하중까지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선단 운항 과정에서는 쇄빙선이 만든 수로를 이용하기 위해 선박 간 거리를 좁혀야 하는 동시에 급격한 속도 변화나 기동에 대비한 안전거리도 확보해야 한다.

최근에는 내빙등급이 낮거나 내빙등급을 갖추지 않은 선박의 북동항로 운항도 증가하는 추세다. 러시아산 원유의 북극해 수송이 늘어나면서 일반 상업용 탱커의 운항도 확대되고 있어 해빙에 따른 선체 하중 등 안전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의 운항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나섰다. 러시아 정부는 대형 선박이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북극항로 해역에서 준설작업을 담당하는 전문 준설선단을 구축하기로 했다. 적기에 준설작업을 실시해 대형 선박 운항에 필요한 수심을 확보하고 북극항로의 물동량 확대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정기 컨테이너 운항과 해빙 예보 등 상업운항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한국도 시범운항을 통해 북극항로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북극항로를 둘러싼 물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무사고 시범운항을 넘어 운항 횟수를 확대할 경우 쇄빙 지원과 해빙 예측, 선박의 내빙성능, 긴급 구조·통신체계 등 북극해에 특화된 안전 기반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상업화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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