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선선해졌는데도 손바닥이나 겨드랑이에 땀이 계속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할 수 있다. 다한증은 체온 조절에 필요한 수준보다 많은 땀이 나는 질환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 특정 부위에서 과도한 땀이 나타난다. 주로 여름철에 심해지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불안이나 긴장, 스트레스 같은 감정적 자극에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아주대병원 다한증센터이 원발성 다한증 환자 255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꼽은 증상 악화 요인은 ‘불안 또는 스트레스’가 95.2%로 가장 높았다. ‘대인관계’도 77.0%로 나타났다. 반면 ‘더위’는 52.4%, ‘여름철’은 50.8%였다. 같은 연구에서 환자의 87.9%는 땀 때문에 일상생활에 항상 방해를 받는다고 답했다.
해외 연구에서도 계절과 관계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튀르키예에서 겨드랑이 다한증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환자의 51%가 계절에 관계없이 땀의 양이 같다고 답했다. 해당 연구는 겨드랑이 다한증 환자의 질환 중증도와 삶의 질, 불안·우울 등을 함께 평가한 연구다.
다한증 환자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분석한 질적 연구에서도 불안과 스트레스, 사회적 상황 등이 주요한 부담 요인으로 보고됐다. 특히 땀으로 인한 불편이 일상적인 활동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땀 자체에 대한 걱정이 다시 긴장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과 악수하거나 옷이 땀에 젖는 등 증상이 드러나는 상황 자체가 환자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다한증과 심리적 부담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2016년 피부과 외래 환자 2017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다한증 환자의 불안 유병률이 21.3%, 우울 유병률이 27.2%로 나타났다. 다한증이 없는 환자에서는 각각 7.5%, 9.7%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한증 증상을 계절이나 기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히 땀으로 인해 대인관계나 학업, 직장생활 등에 불편이 이어진다면 단순한 체질이나 계절 탓으로만 넘기기보다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한증은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정도, 불편을 느끼는 상황이 환자마다 다른 만큼 계절 변화만으로 증상의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한증은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 증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외용제, 보툴리눔 톡신 주사, 이온영동 치료, 교감신경 절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외용제 최초의 원발성 겨드랑이 다한증 전문의약품도 등장해 새로운 처방 치료 선택지가 생겼다. 땀 때문에 대인관계나 학업, 직장생활 등 일상에 반복적으로 불편을 겪는다면 단순한 체질로 넘기기보다 병원을 찾아 증상에 맞는 치료 방법을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