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깐위 투자…BP·토탈도 장기 판매계약
시설 확충이 수요 보장 못해…현지 판로가 관건

중국이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가스 공급망을 확충하면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의 현지 판매망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에서 조달한 LNG를 중국 발전소와 공장에 공급하기 위한 투자다. SK이노베이션 E&S와 BP, 토탈에너지스 등은 터미널 지분 투자와 장기 공급계약으로 중국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은 최근 석유·천연가스 부문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2030년 LNG터미널 처리능력을 연간 2억t(톤)으로 확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천연가스 저장 규모도 국내 소비량의 13%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터미널과 배관망은 해외 LNG를 중국 소비처에 연결하는 시설이다. 선박으로 들여온 LNG를 저장한 뒤 기체로 바꿔 배관으로 공급하거나, 액체 상태로 탱크로리에 실어 운송한다. 공급기업이 현지 시설과 유통망을 확보하면 발전소·산업체 등 최종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기반이 생긴다.
SK이노베이션 E&S의 깐위 터미널 투자도 중국 판매망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쑤성 롄윈강에 있는 깐위 터미널은 올해 11월 상업운전 예정이다. SK 지분은 14%다. 중국 화뎬그룹 계열 화뎬장쑤에너지와 롄윈강항만그룹, 영국 BP, 일본 제라(JERA)가 함께 참여한다.
SK는 저우산 투자금을 회수하면서도 깐위 투자는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저우산 터미널 지분 10%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해 약 1500억원을 회수했다. 반면 깐위는 현재 매각 대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자산 재조정과 별개로 중국에 LNG를 판매하는 기능은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유통기업과의 협력으로 장기 판로를 확보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는 2021년 상하이 선에너지그룹과 LNG 판매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 합작사와 상하이 가스 유통사업에 20년간 연간 최대 140만t을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세계 각지에서 조달한 LNG를 상하이와 양쯔강 삼각주 고객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BP는 지난해 중국 저장에너지그룹과 10년간 연간 최대 100만t의 LN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광양 LNG터미널의 보세탱크를 활용해 중국·일본 등에 LNG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 현지 시설 투자는 아니지만, 국내 수요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향은 같다.
다만 중국의 시설 확충이 LNG 구매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올해 3분기 가스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3~6월 LNG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했다. 가스 수요 감소와 자국 생산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제시한 연 2억t 역시 실제 수입량이 아닌 터미널 처리능력 목표다.
이에 따라 중국 사업의 성패는 시설 확보뿐 아니라 현지 고객과의 거래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국내외 판매처를 함께 갖추면 특정 시장의 수요 감소에 대응할 여지도 커진다. 국내 역시 전력 소비 증가분을 LNG 발전이 얼마나 충당할지는 불확실하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호주 사업 설명회에서 “전력 수요는 기대보다 늘어날 것 같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어떤 발전원이 채울지는 미지수”라며 “최근에는 해외 수요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