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자금만이 정답 아니다"⋯솔리다임, 핵심은 '상장'보다 '기업가치'

입력 2026-10-0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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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D램·eSSD 동시 투자…자본배분 효율이 핵심
외부자본 활용해 성장 땐 SK하이닉스 지분가치도 상승

▲지난해 미국 박람회 'CES 2025'에 전시된 AI 데이터센터 전시관에 전시된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기업형SSD(eSSD) 제품군 (사진=SK하이닉스)
▲지난해 미국 박람회 'CES 2025'에 전시된 AI 데이터센터 전시관에 전시된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기업형SSD(eSSD) 제품군 (사진=SK하이닉스)

솔리다임의 외부자본 유치나 별도 상장 가능성을 놓고 산업계에서는 자본조달 방식 자체보다 조달 이후 기업가치를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모든 투자 재원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1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과 서버용 D램, 기업용 고용량 SSD(eSSD) 등 AI 메모리 전반에서 동시에 대규모 투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데이터 저장장치 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투자 대상도 넓어졌다.

솔리다임 역시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는 솔리다임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체 자금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외부자본 활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다. HBM과 서버용 D램, eSSD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솔리다임 투자까지 모두 SK하이닉스의 현금으로 충당할 경우 다른 성장사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외부자본을 활용하면 SK하이닉스의 재무 부담을 낮추면서 솔리다임의 투자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외부자본 유치가 반드시 기존 주주가치 훼손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도 이 때문이다. 솔리다임이 외부자금을 바탕으로 생산능력과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지분가치 역시 커질 수 있다.

솔리다임의 출발점이 국내에서 논란이 된 전형적인 ‘쪼개기 상장’과 다르다는 점도 거론된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기존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만든 회사가 아니라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기존 사업을 떼어내 신규 상장하는 사례와 동일한 구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외부자본 유치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이 낮아지거나 솔리다임의 성장 가치 일부가 신규 투자자에게 이전될 가능성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 따져봐야 할 변수다. 자본조달 규모와 방식, 지분 희석 수준, 조달 자금의 사용처에 따라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를 의식해 외부자본 활용 여부를 판단할 때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와 비교해 기존 주주의 경제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경우 이사회에서 재무적·사업적 영향을 살피고 필요한 주주보호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리다임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상장 여부 자체보다 자본조달을 통해 얼마나 큰 기업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있다"며 "어느 수준의 지분을 유지하고 얼마의 자금을 확보해 AI 데이터센터용 eSSD 사업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지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 모두의 손익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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