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X 이슈 5] 영국, 상장사 기후공시 의무화 철회…‘준수 또는 설명’으로

입력 2026-10-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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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기후공시 의무화 철회와 지속가능성 공시체계 전환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영국의 기후공시 의무화 철회와 지속가능성 공시체계 전환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영국이 상장사의 기후공시 의무화 계획을 완화하고 미국에서는 소액주주의 자동투표 모델이 허용되는 등 자본시장 제도가 변화하고 있다. 국내외 에너지 시장에서는 육상풍력 규제가 완화되고 인도가 전력망·ESS에 대규모 투자한다.

영국, 상장사 기후공시 의무화 철회…‘준수 또는 설명’으로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상장기업의 기후공시 의무화 계획을 철회하고 새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전반에 ‘준수 또는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로이터와 FCA에 따르면 새 규칙은 기존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 기반 공시체계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영국에 맞게 도입한 UK SRS 체계로 대체한다. 새 규칙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되며 첫 보고는 2028년 이뤄진다.

FCA는 올해 1월 초안에서 UK SRS S2에 따른 기후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기업들이 비용과 국제경쟁력 부담을 제기하면서 최종안에서는 전체 UK SRS를 ‘준수 또는 설명’ 방식으로 전환했다. 기업이 기준을 따르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Scope 3 배출량 공시에는 1년, 기후 이외의 광범위한 지속가능성 정보를 다루는 UK SRS S1에는 2년의 전환 유예기간도 제공된다.

美 SEC, ‘경영진 자동찬성’ 소액주주 투표모델 허용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가 제안한 소액주주 자동투표 프로그램에 대해 제재하지 않겠다는 노액션 의견을 내면서 다른 상장기업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달 30일 로이터에 따르면 주주가 프로그램에 사전 참여하면 향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권고한 방향에 따라 의결권이 자동으로 행사되는 방식이다. 주주는 언제든 프로그램에서 탈퇴하거나 개별 안건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테슬라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율이 약 77%인 데 비해 소액주주는 30% 수준에 그친다며 자동투표가 개인주주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주활동가들은 이사회 권고를 기본값으로 설정하면 경영진에 우호적인 표가 늘어 환경·사회 문제나 경영진 보상 등에 대한 주주제안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육상풍력 ‘1년 풍황계측’ 폐지…사업 준비기간 1년 이상 단축

정부가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요구해온 1년 이상의 현장 풍황 실측자료 제출 의무를 폐지한다. 지난달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개정된 ‘발전사업 세부허가기준 등에 관한 고시’가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사업자는 풍황계측기를 설치해 1년 이상 직접 바람을 측정하는 대신 기상청의 재현바람장 자료를 활용해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재현바람장은 기상청이 인공지능과 수치예보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최근 5년간의 한반도 바람정보로 1㎞ 공간해상도와 10분 간격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대상지 선정→계측기 설치→1년 이상 풍황계측→발전사업 허가 신청’ 절차가 ‘사업대상지 선정→기상청 자료 확인→허가 신청’으로 단축된다. 정부는 사업 초기 준비기간을 1년 이상 줄이고 계측기 설치에 들어가는 사업자의 비용 부담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재생에너지 전력망·ESS 확충에 1조8600억루피 투자

인도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 확충을 위해 총 1조8600억루피(한화 약 26조원)규모의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지난달 30일 로이터와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 내각은 ‘그린에너지회랑 3단계(GEC-III)’ 사업을 통해 주(州) 내부 송전망을 확충하고 최대 13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생산한 전력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송전망 확충에는 1조3600억루피를 투입하고 별도로 5000억루피 규모의 지원책을 통해 50GWh 규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를 구축한다. 인도는 태양광·풍력 설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전력망과 저장설비 확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계통 병목이 에너지 전환의 주요 과제로 지적돼왔다. 이번 투자는 발전설비 확대뿐 아니라 송전망과 ESS를 동시에 확충해 2030년 비화석연료 발전용량 500GW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려는 조치다.

美 대법원, ‘석유기업 기후배상’ 심리…60여건 소송 영향

미국 연방대법원이 5일 엑손모빌과 선코에너지가 콜로라도주 볼더시의 기후손해배상 소송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사건을 심리한다. 지난달 30일 로이터에 따르면 볼더시와 볼더카운티는 석유기업들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위험을 알고도 이를 오도해 지역사회 피해를 키웠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엑손모빌과 선코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사안은 연방법이 우선 적용돼 주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약 60건의 유사 기후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법원이 주법에 따른 기후손해배상 소송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판단하면 석유·가스기업의 장기적인 법적·재무적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은 다른 석유기업 주식을 보유한 점 등을 이유로 이번 사건 심리에서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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