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안 꺾였다”…리서치센터장, 코스피 반등 넘어 9000까지 눈높여 [4분기 증시전망 ①]

입력 2026-10-0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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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단 6500·상단 평균 8500…9000 재돌파는 ‘신중’
6명 모두 반도체·AI 인프라 주도주로 꼽아…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

코스피가 고점 대비 40% 가까이 급락한 채 4분기를 맞았다. 증권가는 4분기 증시의 핵심을 ‘실적 확인’으로 꼽았다. 기업이익 전망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만큼 반도체 실적과 외국인 수급이 살아나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주가와 이익의 괴리도 좁혀질 수 있다. 다만 9000선 재돌파를 위해서는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 안정이 필요하고, 2027년 반도체 이익의 지속성도 확인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1일 본지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본부장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4분기 증시 전망’ 설문조사 결과 6명 중 4명은 6월 고점 이후 조정을 ‘실적과 주가의 일시적 괴리’로 평가했다. 나머지 2명은 ‘상반기 과열을 해소하는 건강한 조정’으로 진단했다. 상승 추세 종료나 추가 하락 과정으로 본 응답자는 없었다.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5명의 4분기 예상 하단은 6000~6500선에 모였다. 상단은 7800~9000선으로 편차가 컸다. 9000을 상단으로 제시한 곳은 한화투자증권 한 곳이었다. 4분기 중 9000선 회복 가능성을 묻는 문항에서도 응답자 5명 가운데 4명이 ‘낮음’으로 봤다. 미래에셋증권은 회사 정책상 예상 밴드를 제시하지 않았다.

반등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는 미국 금리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6명 중 4명이 미국 금리 경로를 4분기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유가와 AI 투자 둔화도 각각 3명의 선택을 받았다. 유가 상승이 물가와 장기금리를 다시 밀어 올리거나 AI 투자가 둔화하면 실적 개선에도 밸류에이션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코스피는 기대와 불안을 극단적으로 오갔다. 1월 2일 4309.63으로 출발해 2월 6000선을 넘어섰고 5월에는 7000선과 8000선을 잇달아 돌파했다. 6월 22일에는 9114.55로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AI 투자 둔화 우려와 글로벌 반도체 조정,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겹치며 7월 30일 5593.56까지 추락했다. 6월 22일 연중 고점 대비 38.6% 떨어진 수준이다. 이후 반등에 나섰지만 9월30일 종가는 6838.04에 그쳤다. 연중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25.0% 낮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6월 22일 7449조5928억원에서 9월 30일 5638조3230억원으로 1811조2698억원 감소했다.

그럼에도 기업이익 전망은 주가만큼 꺾이지 않았다. 설문에서도 현재 시장을 ‘실적 대비 과도한 저평가’ 또는 ‘주가와 실적의 일시적 괴리’로 평가한 응답자가 5명에 달했다. AI·반도체 성장 기반은 유지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과 레버리지 청산, 수급 악화가 주가를 먼저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코스피 당기순이익(지배) 전망치는 808조원으로 9월 초 대비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라며 “내년 코스피 전망치도 유사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회복 속도를 놓고는 시각차가 있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8000선 후반, 9000선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회복 강도는 3분기 실적 자체보다 2027년 이익을 시장이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4분기 재평가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설문에 참여한 6명 모두 주도 업종으로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도권 회복에 대해서도 5명이 ‘실적 확인 후 재상승’, 1명이 ‘강한 반등’을 예상했다.

이익 전망의 신뢰성을 확인할 지표로는 반도체 가격을 4명, AI 설비투자를 3명이 선택했다. 3분기 실적 자체보다 고객사의 주문과 투자 계획,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이 2027년 이익까지 뒷받침할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도체 외 차기 주도 업종으로는 전력기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전력기기를 꼽았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과정에서 전력 공급과 전력망이 병목으로 작용하면서 관련 설비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정책보다 실적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과 상법·세제 개편이 4분기 증시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한 5명 중 3명은 ‘제한적’, 2명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책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이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수급도 4분기 반등의 한 축이다. 올해 첫 거래일부터 9월 말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78조816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48조317억원을 팔았다. 반면 개인은 166조9655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증권가는 4분기에는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6명 모두 외국인의 ‘완만한 순매수’를 예상했다. 다만 장기금리 하락과 반도체 실적 확인, AI 투자 우려 완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4분기 증시는 얼마나 많이 떨어졌느냐보다 높아진 기업이익 전망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가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과 AI 투자가 2027년 이익으로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까지 돌아오면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재평가가 가능하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고금리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강한 AI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핵심 수혜주 중심으로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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