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친구”라고 부르며 북한의 핵 능력을 다시 인정했다.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술기업 대표들과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하면서 북한은 왜 가질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다른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임 대통령들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막지 못했다고 책임을 돌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은 내 친구다. 그는 트럼프를 좋아한다”며 “나는 전 세계에서 그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고 나도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말하면 비난받는다. 사람들은 그게 끔찍하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핵 능력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그에게는 핵 능력이 있다. 매우 상당한 규모”라며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핵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미국 대통령들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다”며 “내가 있는 한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 메시지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16일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사흘 뒤에는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핵보유국(Nuclear Power)임을 기정사실로 하며, 김 위원장과 “연내에 만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에는 공개적인 대북 언급을 하지 않았고,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북한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비핵화’라는 조건을 걸지 않고서라도 김 위원장을 만나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두 정상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다. 다만 이란에는 핵무기를 허용할 수 없다며 전쟁까지 벌이면서 북한의 핵 능력은 인정하는 모습이어서, ‘이중잣대’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