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상가 늘더니 자산가치도 하락⋯12개 시도 ‘마이너스’

입력 2026-09-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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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상가 공실률 7개 분기 연속 상승
세종 중대형 상가 10곳 중 3곳 공실
대구·광주·울산 등 자본수익률 마이너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입구 초입 상가가 전층 임대 매물로 나와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입구 초입 상가가 전층 임대 매물로 나와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전국 상가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일반상가 공실률이 7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상당수 지역에서는 상가 자산가치마저 하락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에 지방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핵심 상권과 비핵심 상권 간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36%로 집계됐다. 2021년 1분기 11.96%보다 1.4%포인트(p) 오른 수치로,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의 일반상가 공실률이 22.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 17.84% △충북 17.43% △경북 16.66% △광주 16.50% 순이었다.

중대형 상가 역시 공실이 확대됐다.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1년 1분기 12.98%에서 올해 2분기 14.33%로 1.35%p 상승했다. 특히 세종은 29.68%로 중대형 상가 약 10곳 가운데 3곳이 비어 있는 수준이었다.

상가 자산가치도 상당수 지역에서 뒷걸음질쳤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대형 상가 자본수익률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곳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구 -0.14% △광주 -0.19% △울산 -0.29% △세종 -0.07% △강원 -0.17% △충북 -0.13% △충남 -0.04% △전북 -0.24% △전남 -0.21% △경북 -0.23% △경남 -0.48% △제주 -0.38%였다. 자본수익률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증감을 반영하는 지표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해당 기간 자산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반면 중대형 상가 소득수익률은 상승했다. 전국 소득수익률은 2024년 3분기 0.63%에서 올해 2분기 0.78%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17개 시도 모두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매 분기 상가의 자산가치를 새로 평가해 수익률을 산정한다. 따라서 임대료가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도 상가 가격이 떨어지면 자산가치 대비 임대수익의 비율은 높아질 수 있다. 최근 소득수익률 상승도 임대수익이 늘었다기보다 상가 가격 하락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득수익률 상승만으로 임대시장이나 투자여건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한 팝업스토어 매장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조유정 기자 youjung@)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한 팝업스토어 매장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조유정 기자 youjung@)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상가 가격이 내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공실률이 늘어나면 임대료가 올라가기 어려운 만큼 핵심 상권이 아닌 지역에서는 임대료와 상가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상가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높은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상가시장은 비용과 수익을 함께 봐야 한다”며 “인건비와 임대료 등 나가는 비용은 많은 반면 소비는 위축돼 있어 공실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에서는 지역 경기 침체와 인구 유출이 상가시장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송 대표는 “지방은 건설이나 산업이 활성화돼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재는 여건이 좋지 않다”며 “미분양이 많다는 것은 신규 인구와 소비 기반이 충분히 유입되지 않는다는 의미여서 상가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상권별 격차도 커지는 모습이다. 고 교수는 “입지가 좋은 핵심 상권은 임차인들이 들어가려고 경쟁하면서 임대료가 오르는 반면 그 외 지역은 공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서울 역시 일부 상권을 제외하면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성수나 홍대, 강남, 대치처럼 확실한 문화나 소비 목적이 있어 사람들이 찾아오는 상권이 아닌 곳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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