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스닥 세그먼트로 투자 수요 확대”…기관·장기자금 유입 한목소리 [코리아프리미엄위크 2026]

입력 2026-09-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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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세션3에서 토론자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정수천 기자 int1000@
▲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세션3에서 토론자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정수천 기자 int1000@

출범 30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내 우량 혁신기업의 가시성을 높이는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개인 중심의 수급 구조를 벗어나 기관ㆍ연기금 등 장기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세션3에서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도 디스카운트가 아닌 프리미엄을 누리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 본부장은 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코스닥 세그먼트 도입, 상장기업 측면에서는 ‘유연한 진입과 엄격한 퇴출’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세그먼트는 코스닥 시장 전체의 투자 수요, 즉 파이를 키우는 것이 핵심 목표”라며 “상위 세그먼트로의 도약을 자극하는 기제가 작동한다면 상장기업 간 건전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불공정거래의 표적이 되는 한계기업을 조속히 퇴출시켜 시장 전반의 신뢰를 제고하겠다”며 “혁신기업에는 든든한 성장의 사다리가 되고 투자자에게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깨끗한 시장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의 취약점으로 개인투자자에 편중된 수급 구조와 낮은 기업 정보 접근성 등을 꼽았다. 황 센터장은 “코스닥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약 19%에 그치는 가운데 기관·연기금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악재 발생 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장기업의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도 주문했다. 그는 “좋은 실적과 성장 산업에 속한 코스닥 기업을 발굴해도 기업 방문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기업 스스로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시장의 ‘신진대사’를 위한 부실기업 퇴출도 강조했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코스닥 경쟁력 제고의 세 축으로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세그먼트 도입, 투자정보 확대를 제시했다. 최 상무는 “세그먼트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을 단순히 서열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별 특성을 반영한 시장 구조가 도입되면 기업에는 상위 세그먼트에 편입하려는 유인이 생기고 공시 강화와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개선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투자 대상을 쉽게 찾도록 하고 세그먼트 기반 지수와 금융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패널토론에서도 장기자금 유입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상무는 “기관에 코스닥 투자를 사실상 강제하기보다 기관이 자연스럽게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상무는 “기관과 연기금은 지수가 장기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투자한다”며 “수익성 있는 기업과 안정적인 주가 흐름, 투명한 정보 공개와 지배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한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하지 않고 코스닥에 계속 남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상균 인터베스트 전무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력이 실제 사업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연구개발 초기부터 임상과 인허가, 사업화까지 전체 로드맵을 만들고 단계별 핵심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기업은 초기 단계부터 잠재적 파트너와 접촉해 시장이 요구하는 데이터를 파악하고 자금 계획까지 함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광옥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부사장은 “혁신기업이 코스닥을 선택하려면 상장 이후에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주체와 투자상품을 늘리는 동시에 거래소와 증권사 등이 기업의 IR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외 혁신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의 진입 문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단기적으로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과 세그먼트를 활용한 우량기업 발굴, 연기금·상장지수펀드(ETF) 등 장기자금 유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패시브 자금이 시가총액이 큰 기업에 집중되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액티브 자금의 역할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역할 자체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지금까지는 얼마나 많은 혁신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했는지가 성과의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상장기업이 코스닥에서 계속 성장해 대형기업으로 발전하고 장기자금이 뒤따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준만 코스닥협회 전무는 “좋은 기업이 부족한 게 아니라 좋은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고 함께 성장할 장기자금이 부족한 것이 현재 코스닥의 현실”이라며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를 주문했다. 혁신기업은 연구개발부터 사업화와 본격적인 이익 창출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실적보다 기술력과 미래가치를 보고 기다릴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 확대도 제안했다. 연구개발(R&D) 세제 지원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스톡옵션 세제 개선 등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하지 않고도 코스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퇴출 기준은 보다 정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퇴출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퇴출 기준의 정교함”이라며 시가총액뿐 아니라 매출과 영업실적, 기술개발 성과와 성장성 등을 함께 평가하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그먼트 제도 역시 상위 기업과 나머지 기업을 나누는 장치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무는 “셀렉트와 스탠다드는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을 나누는 제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성장 단계의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성장성과 기술성, 혁신성을 함께 고려하고 스탠다드 세그먼트에도 정책펀드와 별도 지수·ETF 등을 통해 기관과 장기자금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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