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후부, 주말·퇴근 후 업무지시 줄이고 ‘과로ㆍ갑질’ 없앤다

입력 2026-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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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ㆍ업무방식 대폭 손질

신고 없어도 갑질 정황 땐 조사
초과근무 파악, 과로 직원 관리
저연차 고충 대응 ‘SOS 비상벨’
신입 첫 보직에 기피업무 배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말과 퇴근 후 업무 지시를 최소화하고 초과근무나 연가 사용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 과로 위험이 있는 직원을 조기에 찾아내 관리하기로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의심될 경우 피해 신고가 없어도 직권조사하고, 저연차 직원의 고충 대응과 사후 관리를 위한 'SOS 비상벨'을 구축하는 등 조직 운영과 업무 방식을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28일 본지가 입수한 '기후부 조직문화 개선 추진계획'에 따르면 기후부는 △조직·인력 운영 개선 △일·휴식 분리 △관리자 역량 강화 △신규 직원 적응체계 구축 △안심일터 조성 등 5개 분야의 조직문화 개선책을 추진한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0월 기후부 출범 이후 조직 개편과 업무 증가, 최근 사무관 사망 사건 등이 맞물리면서 조직 운영과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재난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되거나 긴급한 현안이 아닌 경우 주말과 퇴근 후 업무 지시 및 정보 공유를 최소화한다. 휴일에 단순 전달 사항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등의 예약 발송 기능을 활용하고, 개별 전달이 가능한 사안은 단체 대화방 사용을 지양하기로 했다.

또 매월 초과근무와 연가 사용 현황 등을 파악해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실·국장에게 알리고 업무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간부의 업무 지시 방식도 개선한다. 실·국장과 소속기관장은 상급자나 관계부처의 요구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업무의 취지와 목적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과장은 담당자와 보고서 방향과 제출 기한을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피드백 과정에서 짜증이나 화를 내는 등 감정적·비인격적 표현을 금지하는 업무지시 실천수칙도 마련했다.

과장급 이상 관리자는 업무 배분, 성과관리, 직원 보호 능력 등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부서장 이상은 '갑질 위험도' 자가진단과 갑질 근절 교육을 연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신규 직원에게는 발령 전 일주일 동안 국회·예산·법제·홍보 등 기본 실무와 업무시스템 사용법 등을 교육한다. 입직 후 1년을 적응기간으로 정해 첫 보직에는 현안·기피 업무를 배정하지 않고 '1인 독립계' 근무도 시키지 않는다. 신규 직원마다 업무와 조직 적응을 돕는 멘토 2명을 지정하고 간부와의 티타임도 분기별로 운영한다.

정신건강 지원책으로는 모바일과 온라인 등을 통해 고충 신호를 보낼 수 있는 'SOS 비상벨'을 도입한다. 신호가 접수되면 전문상담가와 운영지원과가 고충 유형을 분석하고, 공무원과 분야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고충해결반이 해결 방안을 도출한다. 대상은 입직 2년 차 이내 저연차 직원이다.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자격을 갖춘 전문상담사도 배치한다. 우울·불안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한 직원에게는 진료비를 실비 지원할 계획이다.

직장 내 괴롭힘 대응도 강화한다. 기존 익명 신고센터와 별도로 '갑질 피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전담 인력을 둔다. 신고가 없어도 갑질이나 부당 지시 정황이 포착되면 직권조사에 착수한다. 의혹이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갑질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최소 3년간 재발 여부를 특별 관리한다.

국회 대응 업무도 줄인다. 현안 담당자 외 직원의 유선 대기와 질의서 입수는 원칙적으로 오후 10시까지만 한다. 이후 들어온 질의는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답변을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회 사전보고와 현장 대기도 실·국장과 기조실 중심으로 전환한다.

국별 자체평가계획서 분량은 최대 60쪽에서 30쪽으로, 결과보고서는 210쪽에서 100쪽으로 줄이고 세부 평가지표도 14개에서 7개 이내로 축소한다.

국정과제나 법령 제·개정으로 신규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증원을 원칙으로 하고, 내년도 정기직제와 수시직제를 통해 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결원 현황은 분기마다 점검할 방침이다.

기후부는 업무 지시나 소통 방식 등 인식과 행동에 기반한 문화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로 손질할 계획이다.

내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기후부 한 관계자는 “상황상 이해는 하지만 모든 간부를 잠재적 갑질 가해자로 모는 듯해 씁쓸하다”며 “바뀐 업무지시 체계가 현실과 괴리된 측면이 있고 과장들의 부담을 키우는 방향이라 더 높은 분들의 변화가 없다면 결과적으로 과장 업무가 폭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언젠가는 했어야 할 일”이라며 “번거롭겠지만 안타까운 일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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